진단서 1만원 못넘는다…"되레 상향평준화" 의사들 반발
복지부, 증명서 가격상한제 강화…환자단체 "긍정"
- 음상준 기자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오는 9월 21일부터 모든 의료기관이 발급하는 일반진단서 가격이 1만원을 넘지 못하는 정부 정책이 추진되면서 전국 의사단체와 의료기관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불필요한 규제인데다 진단서와 진단기록영상 등 각종 증명서 발급에 필요한 의료기관의 전산 유지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것이다.
제증명서 가격 상한선이 일부 항목은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탓이다. 의료기관 제증명서는 둘쭉날쭉한 비용 때문에 '가격 평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의사단체는 '정부가 협의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일방적으로 내용을 발표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27일 의사협회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의료계와 논의 중인 사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불만스럽다"며 "가격도 최저 수준을 기준으로 정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증명서 가격은 의사단체와 더 논의해 결정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서울특별시의사회도 "병원에서 발급하는 각종 제증명서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보상이 필요한 고도의 정신노동"이라며 "정부가 이런 부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발끈했다.
하지만 병원마다 제증명서 발급 비용이 많게는 수십 배 넘게 차이가 났고 환자들의 민원이 계속됐다는 점에서 의료기관들의 반대 의견을 정부가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보건복지부가 27일 발표한 '의료기관의 제증명수수료 항목 및 금액에 관한 기준' 고시 제정안은 진단서 등 30항목에 대한 상한금액을 정한 것이 핵심이다. 대표적인 제증명서는 건강진단서와 입원사실증명서, 사망진단서, 진료확인서, 장애인증명서 등이다.
정부 고시에 따라 일반진단서와 사망진단서, 근로능력평가용 진단서 발급 비용은 각각 최대 1만원을 넘지 못한다. 특히 최고 10만원까지 받을 수 있었던 일반진단서는 상한선을 1만원으로 대폭 내리고, 최저 비용도 1000원에서 0원으로 바꿨다. 의료기관이 무료로 일반진단서를 발급하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어 건강진단서 2만원, 정신적장애용 장애진단서 4만원, 후유장해진단서와 3주 이상 상해진단서는 각각 10만원으로 상한선이 정해졌다. 입퇴원확인서와 통원확인서, 진료확인서, 제증명서 사본 등은 상한선이 1000원이다.
의료계 일각에선 정부가 환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진단서 가격을 낮춘 것이 되레 '상향 평준화'를 초래할 것이란 주장도 폈다. 그동안 환자 편의를 위해 각종 제증명서를 무료로 발급했던 병원들이 정부 고시를 근거로 상한선까지 올릴 것이란 주장을 폈다.
이같은 의료계 반발에도 정부는 진단서 상한선 제도를 밀어붙일 계획이다. 복지부는 "병원에서 발급하는 제증명서는 자율이 맡겨지다 보니 병원마다 가격 편차가 컸고 국민들 불만을 초래했다"며 강행 의지를 나타냈다.
환자단체들은 진단서에 강화된 가격 상한선을 도입한 것에 환영의사를 밝히면서도 '상향 평준화' 같은 부작용에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환자단체 한 대표는 "일반진단서만 해도 병원마다 널뛰기 식으로 환자들에게 부담을 준 게 사실"이라며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보지만 분명 정부 고시를 이유로 가격을 상한선까지 올리는 문제는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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