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시식코너' 실종…식품업계, 마케팅 전략 바뀐다

비용 절감·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오프라인 행사 줄어
매출 높아진 편의점 우선 공략하기도

서울의 한 대형마트ⓒ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지난 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던 식품코너에 적막감이 감돌았다. 만두와 소시지, 김치 등 식품업체들이 신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던 매대가 자취를 감춘 때문이다. 최근 대형 식품기업이 가정간편식(HMR) 신제품을 쏟아냈으나 판촉전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신제품을 알리려는 업체와 시장을 지키려는 기존 업체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체들이 마케팅 전략을 대거 수정하고 있다. 대형마트를 찾는 손님이 줄어들면서 마트보다는 편의점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대형마트의 경우 비용에 비해 효과가 적다는 판단에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에 투입하는 마케팅 비용을 예년보다 줄이고 있다"며 "대형마트보단 편의점과 온라인에 더 힘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전략 수정의 한 원인이다. 대형마트 내 시식행사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평소보다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지만 100% 차단을 안심하기 어렵다.

◇코로나19 후 소비문화 변화…편의점 1순위 공략

최근 HMR 신제품을 출시한 A기업은 대형마트 대신 편의점 3사에 입점을 늘리기로 했다. A기업 관계자는 "제품 특성에 따라 힘을 쏟을 유통 채널을 선택한다"며 "올해 편의점을 찾는 수요자가 늘고 있어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신제품이 나오면 마케팅 1순위는 대형마트였다. 각종 할인과 시식행사로 고객에게 제품 경험 기회를 주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고객이 몰리는 대형마트 없이 입소문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편의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대형마트를 무조건 고집하지 않는다.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반대로 불특정 다수가 몰리는 대형마트 선호도는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 대형마트에 과거처럼 대규모 마케팅을 집중하지 않는 분위기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감염 위험도가 높은 시식행사를 자제하라고 권고한 것도 한 이유다. 시식을 위해선 마스크를 벗어야한다. 음식 섭취 과정에서 비말 감염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 대형마트 측은 무인 취식대를 없애고 위생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우려를 말끔히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시식 행사를 즐기려는 고객이 많이 줄었다"며 "소비자에게 우려를 주는 행사를 자제하는 것도 일부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아워홈)ⓒ 뉴스1

◇언택트 소비 확대 속 온라인 강화는 숙명

식품업계의 온라인 강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언택트(비대면) 소비문화 속 외출 기피 현상이 더해진 결과다. 최근 아워홈은 자사몰에 선물하기와 정기배송 기능을 추가했다. 고객 편의성 증대를 위해 애플리케이션에 변화를 줬다.

실제 온라인 매출 상승은 뚜렷하다. 아워홈 자사몰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CJ제일제당도 온라인 실적이 38% 상승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쇼핑 문화가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어 자사몰을 강화했다"며 "고객들이 필요한 제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상품군을 늘려가겠다"고 설명했다.

결국 고객이 몰리는 유통망에 집중해 코로나19 위기를 대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외식산업 초토화로 이윤이 많은 B2B(기업간거래) 매출이 뚝 떨어졌다. HMR 매출이 증가하지만 손에 쥐는 이익은 적다. 예년처럼 막대한 비용을 투입할 여유가 없는 셈이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은 출혈 경쟁을 지양한다는 내부 방침을 실천 중이다. 지난 1분기 판매촉진비로 389억원을 투입해 전년 대비 30% 비용을 아꼈다.

다만 식품기업으로선 편의점·온라인 성장 속에서도 대형마트는 무시할 수 없는 판매처다. '갑'에 있는 대형마트가 매장 손님 유인책으로 각종 마케팅 진행을 요구한다면 따라야 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몇몇 기업이 점유율 싸움에 돌입하면 오프라인 대규모 할인행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PB(자체브랜드)가 있는 대형마트 의견을 무시한다면 당사 신제품 입점을 아예 거부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