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더 '위생 불량' 심각…카트 손잡이·기지귀교환대보다 더럽다

한국소비자원·국가기술표준원·서울시교육청 공동조사
대장균·황색포도상구균 검출…악기 케이스에서 납 등 유해물질 검출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 News1 변지은 인턴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초등학교 학생들이 사용하는 리코더에서 대장균이 검출되는 등 위생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악기 케이스에서는 유해물질이 검출돼 학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은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서울시교육청 공동조사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18일 밝혔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초등학생이 사용 중인 리코더 10개 중 9개에서 일반세균과 대장균군 뿐만 아니라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리코더와 같이 입으로 불어 소리를 내는 악기는 내부에 침이 고이는 등 습한 환경이 조성돼 청결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위해세균이 번식할 우려가 높다.

소비자원이 초등학생이 음악수업에 사용한 리코더 리코더 93개(구강과 직접 접촉하는 리코더 윗관(186cm²))를 대상으로 위생실태를 조사한 결과 86개(92.5%)에서 '일반세균'이 최대 2억CFU·평균 640만CFU, 6개(6.5%)에서는 '대장균군'이 최대 3600만CFU·평균 640만CFU가 검출됐다.

리코더 일반세균 및 대장균군 검출량과 다른 품목의 일반세균·대장균군 검출량 비교. ⓒ News1(출처: 한국소비자원)

일반세균과 대장균군은 위해미생물 오염정도를 판단하는 위생지표군이다. 소비자원의 이전 조사결과와 비교해 볼 때 일반세균은 대형할인마트 카트손잡이(2만460CFU)보다 약 312배, 대장균군은 공용기저귀교환대(20CFU)보다 약 32만 배 높아 오염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또 리코더 11개(11.8%)에서는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황색포도상구균'이 최대 19만CFU, 평균 2만1000CFU가 검출됐다. 황색포도상규균은 병원성 미생물로 식중독 사고나 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다. 면역체계가 완전하지 않은 어린이의 경우 동일한 노출 상황이라도 성인보다 증세가 심할 수 있다.

초등학생 225명을 대상으로 리코더 관리실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31명(58.2%)은 사용 전후 세척 등 위생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 58명(25.7%)은 불규칙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오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리코더와 같은 플라스틱 재질의 악기류는 흐르는 물에 씻는 것만으로도 일반세균이 98.6% 감소하고 세제로 씻을 경우 100% 제거할 수 있다. 초등학생도 어렵지 않게 위생관리를 할 수 있는 만큼 체계적인 위생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아울러 악기 17개 중 2개(11.8%) 제품의 케이스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악기는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에 따라 학용품으로 분류되며 유해물질 안전요건을 준수해야 한다.

국표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악기 17개(리코더 6개, 멜로디언 6개, 단소 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2개 제품(멜로디언 1개, 단소 1개)의 케이스에서 중추신경 장애를 유발하는 '납'이 기준치 대비 3.5배, 간·신장 등의 손상을 유발하는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기준치 대비 최대 138.7배 초과 검출됐다.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원은 어린이와 학부모 등에게 리코더 등 입으로 부는 악기는 반드시 세척한 후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는 별도로 서울시교육청은 악기류 등에 대한 위생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위생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표원은 유해물질이 초과 검출된 제품(악기 케이스)에 대해 수거·교환 등 리콜 명령 조치를 했다.

heming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