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재원 "'숙박 신뢰' 무너지면 韓 관광 흔들"…예약취소 금지법 추진

"바가지 본질은 가격 아닌 거래 약속"…예약 취소·변경 금지
외래객 3000만 시대…체류·소비 중심 숙박 정책 전환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9.4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외국인 관광객 3000만 시대를 앞두고 이제는 '몇 명이 오느냐'뿐만 아니라 '어디에서 어떻게 머무느냐'까지 정교하게 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의원은 지난 4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방한 관광시장의 양적 성장에 맞춰 숙박정책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외국인 관광객 3000만 시대 대비 숙박정책 토론회'를 직접 주최하고 숙박 거래질서 확립과 공급 확대, 지역·시기별 수급관리를 하나의 통합된 정책 체계로 접근해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바가지 본질은 가격 아닌 거래 약속"…관광진흥법 보완입법 추진

김 의원은 현재 관광업계의 최대 화두인 숙박 문제의 핵심을 '신뢰'로 규정했다.

그는 "바가지요금 논란의 본질을 단순히 가격이 비싸다는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수요에 따른 가격 결정은 시장에 맡기더라도, 소비자와 맺은 거래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숙박 관련 소비자 피해는 구체적이다.

최근 부산에서 대형 공연이 열렸을 당시 숙박요금이 평소보다 평균 2.4배, 최대 7.5배까지 급등했다. 숙박 불편 신고의 82%는 이미 확정된 예약을 숙박업소가 일방적으로 취소·변경한 뒤 더 높은 가격으로 재판매하는 형태였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소비자는 예약 시 가격과 조건을 정확히 알아야 하고, 한번 확정된 예약이 정당한 사유 없이 취소되어서는 안 된다"며 "숙박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대한민국 관광 전체의 신뢰가 함께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김 의원은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통해 △숙박요금 사전 신고 △정당한 사유 없는 예약 취소·변경 금지 △피해 발생 시 손해배상 의무화 △위반 사실 공표 및 과징금 부과 등의 규정을 마련했다.

김 의원은 2024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도시민박, 지속가능관광도시, 숙박공급 확대, 요금·예약 취소 대응 등을 내용으로 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4차례 대표발의했다. 정부 부처 의견을 반영한 보완입법도 이번 주 추가 발의할 예정이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9.4 ⓒ 뉴스1 신웅수 기자
"전국 객실 총량의 착시"…지역·시기별 수급관리 체계로 전환

숙박 인프라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전국 단위의 객실 총량보다 지역과 시기에 따른 수급 불균형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 객실 수만 놓고 숙박시설의 가부(可否)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수요가 실제로 어디에, 언제 몰리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이나 주요 관광지, 대규모 행사 개최지에 수요가 집중될 때 발생하는 객실 난과 가격 급등을 개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가격 문제만 다루면 공급 측면을 놓치고, 공급만 늘리며 거래질서를 방치하면 소비자 피해가 반복된다"며 "거래질서·공급·수급관리를 단일 패러다임으로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숙박정책 역시 전국 객실 총량을 기준으로 공급 부족 여부를 판단하기보다 지역별·시기별 수요와 공급을 정밀하게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전 기준 완화는 불가"…불법 변종 숙박 단속·빈집 청년 법인 구상

생활숙박시설이나 공유숙박 등 기존 자원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김 의원은 "새 시설을 짓는 것 외에 기존 자원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은 필요하지만, 공급 확대만을 이유로 안전이나 관리 책임 기준을 낮춰서는 안 된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어 현장의 사각지대도 꼬집었다. 김 의원은 "월세 원룸을 여러 채 빌려 무허가 숙박업을 영위하는 변종 사례가 늘고 있다"며 관광공사와 문체부 차원의 실태 조사를 촉구했다.

지역 숙박 자원 재건 방안으로는 '빈집과 청년의 결합'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지역 출신 정주 청년들이 중심이 되는 '관광 마을 법인'을 만들어 지자체가 지원하는 모델이 필요하다"며 "빈집을 리모델링해 지역 특색이 담긴 고유 숙박 콘텐츠로 바꾼다면 지역 경제와 청년 정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9.4 ⓒ 뉴스1 신웅수 기자
"유치 수치 경쟁 넘어 체류·소비·재방문으로"

올해 1~7월 방한 외래객은 약 128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하며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그러나 외래객 숫자 자체에만 정책 목표를 맞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3000만 명, 4000만 명이라는 외형적 숫자 자체가 관광경쟁력을 담보하지 않는다"며 "K-컬처로 높아진 방한 수요를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이 소비하며, 다시 찾는 선순환 구조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특히 "관광객이 지역에 체류하면 숙박비뿐만 아니라 식음·교통·쇼핑·체험 등 지역 내 전반적 소비가 활성화된다"며 "숙박정책은 곧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원 의원은 "관광정책의 성과 지표 역시 '몇 명을 유치했는가'에서 '얼마나 잘 머물고 다시 찾게 만들었는가'로 전환되어야 한다"며 "토론회에서 나온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실제 입법과 정책에 철저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