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피해 즐기는 도심 예술 산책"…신상 미술관 여행 어떠세요
최근 4년 새 문 연 서울 문화공간…독특한 건축과 공원 산책까지
사진미술관·서서울미술관·김창열 화가의 집·뮤지엄한미 한자리에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야외 나들이가 망설여지는 요즘이다. 그렇다고 쇼핑몰만 찾기엔 아쉽다면 서울 곳곳에 새롭게 문을 연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 시원한 실내에서 전시를 감상하고, 독특한 건축과 공원 산책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들이 여름철 새로운 도심 피서지로 떠오르고 있다.
8일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최근 4년 사이 서울에는 사진과 뉴미디어, 건축, 예술가의 삶을 주제로 한 개성 있는 미술관들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전시를 넘어 공간 자체가 하나의 작품인 곳부터 작가의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장소까지, 저마다 다른 매력을 품은 서울의 신상 예술공간을 소개한다.
서울 도봉구 창동에 자리한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은 국내 최초의 공립 사진 전문 미술관이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이곳은 전시와 교육, 아카이브 기능을 결합해 사진이라는 매체만을 깊이 있게 다룬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건물이다. 카메라 조리개가 열리고 닫히는 모습을 형상화한 외관은 정육면체를 비튼 듯한 독특한 형태다. 직선을 층층이 쌓은 외벽은 시간과 빛에 따라 검은색과 회색으로 달라지며 사진이 빛을 기록하는 방식을 건축으로 풀어냈다. 외벽 일부를 들어 올린 듯한 입구를 지나면 높이 10m의 로비가 관람객을 맞는다.
현재는 영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마틴 파(Martin Parr)의 국내 최대 규모 회고전 '마틴 파: We Are Martin Parr'가 오는 10월 18일까지 열린다. 2~3층 전시장에서는 그의 대표작과 함께 1982년부터 2026년까지 출간된 사진집 90권을 직접 펼쳐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4층 포토 라이브러리에서는 한국 사진사 관련 자료와 국내외 학술 데이터베이스도 열람할 수 있다.
올해 3월 문을 연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은 금천구 금나래중앙공원과 맞닿아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여덟 번째 분관이다. 뉴미디어를 특화 분야로 내세운 미술관으로, 공원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선이 가장 큰 특징이다.
건물을 감싼 해머드 스테인리스 스틸 외벽은 계절마다 다른 빛과 풍경을 반사하고, 통유리창 너머로는 공원의 녹음이 그대로 들어온다. 담장이 없어 산책을 하다 자연스럽게 미술관으로 들어설 수 있는 구조다.
지하 전시실은 외부 풍경을 담아내는 개방형 공간과 빛을 차단하는 화이트박스를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1층 미디어랩에서는 디지털 기반 예술 창작과 실험이 이뤄진다.
현재는 전시 교체 기간으로 휴관 중이며, 오는 20일부터 11월 8일까지 미디어 작가 김희천의 개인전 '두더지들'이 열린다. 전시를 보기 전후로 공원 산책까지 함께 즐기기 좋은 공간이다.
종로구 평창동 언덕 위에는 올해 5월 새롭게 문을 연 김창열 화가의 집이 있다. '물방울 화가'로 불리는 김창열(1929~2021)이 1988년부터 30년 넘게 실제 거주하며 작업했던 집이다.
1988년 건축가 우규승이 설계한 이 공간은 종로구가 매입한 뒤 리모델링을 거쳐 공공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관람객은 전시실과 회랑을 자유롭게 오가며 김창열 작품 세계의 핵심인 '회귀'라는 철학을 공간으로 경험할 수 있다.
생활공간이었던 지상층은 휴식 공간과 기획전시실로 꾸며졌고, 지하 작업실은 화가가 생전 사용하던 캔버스와 붓, 유화물감, 물방울 스케치 등을 최대한 원형 그대로 재현했다. 자연광이 은은하게 스며드는 작업실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현재는 개관기념전 '김창열, 물방울의 흔적'이 8월 23일까지 열린다. 종이 판화와 드로잉, 회화 등 24점을 통해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주차는 불가능하며, 종로구민과 한복 착용자, 자매우호도시 주민은 입장료를 50% 할인받을 수 있다.
삼청동 끝자락에 자리한 뮤지엄한미는 국내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이다. 2003년 한미사진미술관으로 출발해 2022년 현재의 이름으로 삼청동에 새 둥지를 틀었다.
건물 중심에는 전통 한옥의 중정을 닮은 '물의 정원'이 자리하고, 세 개의 건물이 하나의 공간처럼 이어진다. 고도 제한을 고려해 설계한 박공지붕은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예상보다 훨씬 넓은 개방감을 선사한다.
본관에서는 한국 사진사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을, 별관에서는 신진 작가 전시와 사진 도록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서가를 만날 수 있다. 전시를 둘러본 뒤 책을 펼쳐 들고 잠시 머물기에도 좋다.
현재 본관에서는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전시가 9일까지, 별관에서는 '김포 제리 율스만 기념관 프리뷰' 전시가 9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종로구민과 종로구 소재 학생·직장인, 예술인패스 소지자는 입장료의 절반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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