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석에도 호텔급 '꿀잠 어메니티'…항공사들 "숙면을 팝니다"

[여행 라이브]수면캡슐·침구·조명…기내 '수면 서비스' 화두로
프리미엄 객실 넘어 일반석까지…장거리 승객 겨냥한 투자 확대 

편집자주 ...'여행'만큼 설레는 단어도 드물다. 일상에서 열심히 일한 뒤, 국내 및 해외로 떠나는 여행은 준비할 때부터 흥을 돋운다. [여행 라이브]에서는 여행의 새 트렌드는 물론, 여행업계 핫이슈, 화제의 인물, 동정 등 다양한 소식을 '라이브'하게 전한다.

침대형 수면 캡슐 좌석 서비스인 스카이네스트(에어뉴질랜드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비행기 안에서도 이제 '잠'을 판다.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글로벌 항공사들이 기내 수면 서비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머리와 목을 받쳐주는 헤드레스트부터 침대형 수면 캡슐, 호텔급 침구, 생체리듬에 맞춘 조명까지. 과거 프리미엄 객실의 전유물이던 숙면 서비스는 이제 이코노미 클래스까지 확대되며 기내 서비스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코노미 클래스에 도입한'U-드림' 헤드레스트(에미레이트항공 제공)
헤드레스트부터 수면 캡슐까지…이코노미도 '숙면' 경쟁

눈에 띄는 변화는 일반석에서 나타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에미레이트항공은 지난달 세계 최초의 이코노미 클래스 전용 다방향 헤드레스트 'U-드림'(U-Dream)을 선보였다. 양쪽 윙이 머리와 목을 감싸는 구조로 높낮이와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장거리 비행 중 목을 안정적으로 받쳐준다.

'U-드림'은 에어버스 A350 기종에 우선 적용됐으며 올해 안에 전체 A350으로 확대된다. 2027년부터는 A380과 보잉777에도 순차 도입하고 신규 도입 예정인 보잉777X에는 기본 사양으로 탑재할 예정이다.

팀 클라크 에미레이트항공 사장은 "장거리 비행을 이용하는 이코노미 클래스 고객의 편안함을 한층 높여줄 U-드림을 선보이게 됐다"며 "이번 도입은 '더 나은 비행(Fly Better)'을 실현하기 위한 지속적인 혁신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좌석을 넘어 아예 누워 잘 수 있는 공간도 등장했다.

에어뉴질랜드는 오는 11월 '오클랜드~뉴욕' 노선에 항공사 최초의 이코노미 전용 침대형 수면 캡슐 '스카이네스트(Skynest)'를 도입한다. 보잉787-9 드림라이너 기내 통로에 설치하는 6개의 캡슐은 폭 60㎝, 길이 180㎝ 규모로 성인 한 명이 완전히 누울 수 있도록 설계했다.

4시간 단위로 이용할 수 있으며 침구와 커튼, 조명을 갖췄다. 이용이 끝나면 승무원이 시트와 베개, 담요를 모두 새것으로 교체한다.

앞서, 선보인 '스카이카우치'(Skycouch) 역시 이코노미 좌석 3개를 침대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올해 에어라인레이팅스 '세계 최고 이코노미 클래스'에 선정됐다.

2026 K-엑스포 프랑스(K-EXPO FRANCE) 개막일인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팔레 데 콩그레(Palais des Congrès de Paris) 대한항공 부스에서 관람객이 승무원의 안내를 받으며 프레스티지석을 체험하고 있다. 2026.6.17 ⓒ 뉴스1 이준성 특파원
침구부터 조명까지…기내 환경도 '숙면' 중심으로

잠을 위한 투자는 좌석 밖으로도 넓어지고 있다.

에어캐나다는 최근 전 클래스 침구와 어메니티를 전면 개편했다. 이코노미와 프리미엄 이코노미에는 기존보다 큰 183㎝ 폴라 플리스 담요를 제공하고, 프리미엄 이코노미에는 인체공학 안대와 3M 귀마개 등을 포함한 어메니티를 새롭게 구성했다.

시그니처 클래스에는 통기성을 높인 프리미엄 이불과 베개, 캐나다 웰니스 브랜드 '사하잔(Sahajan)'의 스킨케어 제품을 담은 리유저블 어메니티 키트를 제공한다. 기내 습도가 10~20% 수준에 불과한 점을 고려해 핸드크림과 립밤도 함께 담았다.

국적 항공사도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기업 이미지(CI) 개편과 함께 프레스티지석 이상의 침구를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프레떼(Frette) 제품으로 전면 교체했다.

어메니티는 영국 명품 브랜드 그라프(Graff)와 세계 최초로 협업해 제작했고 칫솔 세트에는 이탈리아 프리미엄 치약 마비스(Marvis)를 포함했다. 프레스티지석 식기 역시 아르마니·까사 제품으로 바꾸며 프리미엄 서비스를 강화했다.

이 같은 서비스 혁신을 인정받아 대한항공은 지난 4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세계 여행 케이터링·온보드 서비스 엑스포(WTCE) 2026'에서 기내 서비스 부문 13개 상을 수상했다.

기내 환경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약 11억 싱가포르달러를 투자해 에어버스 A350 41대를 전면 리트로핏하면서 생체리듬에 맞춰 조명의 색온도를 자동 조절하는 '서카디안(Circadian) LED 조명'을 도입했다. 기내 습도도 높여 장거리 비행 뒤 시차 적응과 피로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알래스카항공도 새 비즈니스 클래스에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필슨(Filson)과 협업한 침구 세트를 적용했다. 매트리스 패드와 수면 베개, 요추 지지 쿠션, 대형 이불 등으로 구성했으며 해당 기종은 향후 '시애틀~인천' 노선에도 투입할 예정이다.

기내 침구 및 어메니티 키트(에어캐나다 제공)
'잘 자는 경험'이 서비스 경쟁력으로

항공사마다 방법은 조금씩 다르다. 어떤 곳은 좌석을 바꾸고, 어떤 곳은 침구를 고급화하며, 또 다른 곳은 조명과 기내 환경을 손본다.

공통점은 하나다. 승객을 더 빨리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것만큼이나 얼마나 편안한 상태로 도착하게 하느냐가 새로운 서비스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숙면 서비스가 프리미엄 객실을 넘어 일반석까지 확대되면서 장거리 비행의 기준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에어캐나다 관계자는 "기내에서의 휴식과 편안함은 여행 경험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며 "승객들이 숙면을 취하고 목적지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도착할 수 있도록 침구와 어메니티 등 기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