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멈춘 하나투어, 새 CEO 카드…IMM '몸값 키우기' 다시 시동

6년 만에 지배구조 전면 개편…롯데카드 전 대표 조좌진 영입
기업가치 제고 승부수…업계 "매각 시계 다시 돌릴 수도"

조좌진 하나투어 대표 내정자. 2025.9.19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최근 매각 작업을 잠정 중단하고 원점 재검토에 들어갔던 하나투어가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고 지배구조까지 손질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업계에서는 최대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기업가치(밸류업)를 끌어올린 뒤 향후 매각 작업 재개를 염두에 둔 인사와 조직 개편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7일 하나투어는 공시를 통해 8월 1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집행임원 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일부 변경안을 상정한다고 밝혔다. 안건이 통과되면 하나투어는 지난 2020년 IMM PE 인수 이후 약 6년 만에 기존 대표이사 체제를 폐지하고 대표집행임원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이와 함께 신임 최고경영자(CEO)에는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현대카드 마케팅 총괄과 롯데카드 대표이사를 지낸 조좌진 전 대표가 내정됐다. 하나투어와 IMM PE는 공동 면접을 거쳐 조 내정자를 최종 낙점했으며, 임시주총 이후 새 경영진 체제를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된 송미선 대표는 이미 사의를 밝히고 경영 인수인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내정자가 공식 선임된 이후 인수인계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대표직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여행업 대신 '밸류업 전문가'…왜 조좌진인가

업계가 이번 인사에 주목하는 이유는 조 내정자가 여행업계 출신이 아닌 대표적인 금융·플랫폼 전문가라는 점이다.

조 내정자는 현대카드의 초기 성장과 브랜드 전략을 이끌었고, 롯데카드 대표 시절에는 디지털 플랫폼 '디지로카'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한편 MBK파트너스 체제에서 기업가치 제고와 대형 M&A를 이끌었다.

업계에서는 IMM PE가 여행업 경험보다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 기업가치 제고 역량에 무게를 둔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 내정자는 전형적인 여행업 CEO라기보다 기업 체질 개선과 밸류업 경험이 강한 인물"이라며 "실적 개선과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둔 인선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실제 하나투어는 최근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이 최대 과제로 꼽혀 왔다.

서울 종로구 하나투어 본사 모습. 2024.4.9 ⓒ 뉴스1 안은나 기자
대표이사 대신 집행임원…지배구조도 전면 개편

IMM PE는 이번 인사와 함께 지배구조 개편도 병행한다.

집행임원 제도는 이사회와 경영 집행 기능을 분리하는 구조로, 대표이사가 아닌 집행임원이 실질적인 경영을 맡게 된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 제재 이력이 있는 조 내정자를 경영 전면에 배치하면서도 등기이사 선임에 따른 부담은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 내정자는 롯데카드 대표 재직 당시 발생한 내부통제 문제와 대규모 해킹 사고와 관련해 올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등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매각 접은 것 아니다"…기업가치 높인 뒤 다시 시장으로

업계에서는 IMM PE가 하나투어 매각을 철회한 것이 아니라 적정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IMM PE는 올해 하나투어 매각을 추진했지만 시장 상황과 가격 차이 등을 고려해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결국 기업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새 경영진 체제에서 실적과 플랫폼 경쟁력이 개선된다면 향후 매각 작업도 다시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