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더 싸다"…고유가·고환율에 외국인 몰려 '韓 관광 봄날'
제주 외국인 입도 1~3월 29.1% 급증…내국인 증가율의 두 배
한국행 봄꽃 항공권 예약 83%↑…"가성비 여행지로 부상"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중동발 고유가로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역대급으로 치솟으며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커진 가운데, 올봄 방한 관광 시장은 오히려 뚜렷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원화 약세로 외국인에게 한국이 '가성비 여행지'로 부상한 데다 벚꽃 시즌까지 맞물리며 방한객이 급증하는 흐름이다. 여기에 정부의 봄 관광 지원 캠페인까지 가세하면서 위축된 내국인의 국내 여행 수요에도 불씨가 당겨질지 주목된다.
해외여행 문턱은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18단계로 전월(6단계) 대비 3배 이상 급등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220달러를 돌파한 탓이다.
대한항공 기준 장거리 노선 편도 유류할증료만 최대 30만 3000원으로, 4인 가족이 유럽에 가려면 유류할증료만 200만 원 안팎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한 여행사에 따르면 올해 4~5월 해외 패키지여행 취소 건수만 7만 2000명에 달한다. 신규 예약 상황은 더 처참하다.
해당 여행사 관계자는 "취소 증가보다 신규 예약이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는 점이 더 치명적"이라며 "현재 흐름이 이어지면 2분기 해외여행 수요는 전년 대비 역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반면, 해외여행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외국인의 방한 발길은 빨라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오르내리면서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여행 비용이 낮아진 효과가 생겼기 때문이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방한 외래객은 143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7% 증가했다. 숙박 데이터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된다. 올마이투어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중국 및 동남아 관광객의 국내 숙소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3.1%, 78.2% 증가하며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 수요가 크게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K-콘텐츠의 영향력은 수치로 증명됐다. 올마이투어 측은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이 열렸던 3월 3주 차에는 방한 외국인 예약 건수가 전주 대비 103%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트립닷컴의 올 봄꽃 시즌 한국행 항공편 예약량도 전년 동기 대비 83% 급증하는 등 외국인의 '한국행'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올봄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서울을 넘어 지방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부산·경주 등 지방 도시가 새로운 인바운드 거점으로 빠르게 부상하는 모양새다.
외국인 특화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의 올해 1분기 부산 지역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0% 폭증했다. 거래 건수도 49% 늘었고 부산 내 제휴처 수도 3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64만명으로 2014년 공식 집계 이후 처음으로 300만명을 돌파했다.
앞서, 케이케이데이가 지난해 대만 여행객 대상으로 해외여행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산은 단기 여행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오는 6월 대만 프리미엄 항공사 스타럭스가 '부산~타이베이·타이중' 노선을 신규 취항할 예정이어서 중화권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경주도 들썩인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달 4일 열린 제33회 경주벚꽃마라톤에 외국인 551명을 유치했다. 전년 대비 50% 늘어난 수치로, 마닐라·방콕·베이징·타이베이·홍콩·후쿠오카 등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달려온 러너들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만개한 벚꽃 터널을 함께 달렸다.
인바운드가 호조를 보이는 한편, 내국인 국내여행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정부의 잇따른 지원책이 해외여행을 포기한 내국인의 발길을 국내로 돌리는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4~5월 '여행가는달' 캠페인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열차 운임 할인, 숙박할인권 10만장 배포 등이 제공되며 봄 숙박세일페스타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인구감소지역을 방문하면 여행경비의 50%를 지역화폐로 돌려주는 '반값여행'(지역사랑 휴가지원) 사업도 이달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회를 통과한 추경예산으로 숙박할인권 112억원, 지역사랑 휴가지원 40억원이 추가 집행될 예정이어서 지원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박범석 한국관광공사 국제마케팅실장은 "올해 2월 말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약 270만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9% 이상 증가했다"며 "공사는 불안정한 국제정세, 유류할증료 인상 등으로 인한 방한수요 위축에 대응하고자 근거리 방한 프로모션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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