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UAE '체류비 지원' 비웃는 꼼수…韓 여행사·관광객 '결제 독박'
아부다비 정부 '강제 지침'에도 현지 호텔들 "현장 예약자만 공짜"
환불 보장 없어도 "일단 고객부터"…랜드사·여행사 '미수금' 떠안아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중동 하늘길이 막힌 지 일주일. 한국인 여행객들의 '007 귀국 작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지 여행업계에선 '정산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뉴스1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대외적으로 공표한 '체류비 전액 지원' 지침이 현장 호텔들의 거부로 사실상 무력화되면서 한국 여행사와 체류객들이 모든 금전적 피해와 실무 책임을 온전히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부담은 한국 여행업계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현지 지상 수배를 담당하는 '랜드사'와 '국내 여행사'들은 사후 정산이나 환불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고객의 안전과 귀국을 위해 사실상 '무상 봉사'에 가까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조연아 야나인터내셔널 대표는 "호텔들이 에이전시(여행사)를 통한 예약은 보상을 원천 거부하고 오직 호텔 프런트에서 직접 예약한 개별 여행객만 혜택을 주겠다며 억지 논리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침, 점심, 저녁의 말이 매번 다르고 우리 가이드들이 호텔 프런트에서 직접 얼굴을 맞대고 강력하게 항의한 후에야 겨우 지원을 약속받는 실정"이라며 "일단 007 작전 못지않게 고객 50명을 수배해 오늘 모두 출국시켰지만, 호텔 측의 결제 독촉에 결국 랜드사 법인카드와 사비로 호텔비를 결제하며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 대형 여행사들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모두투어(080160) 관계자는 "정부 지침과 달리 현지 호텔마다 대응이 제각각인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환불을 못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우선 귀국을 최우선으로 대응 중"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039130)와 노랑풍선(104620) 등 주요사들도 사실상 같은 처지로 현지 협력사들과 소통하며 쌓여가는 미수금 위험을 감내하는 실정이다.
정부의 지원 약속은 공문에 분명히 명시돼 있었으나, 현장의 호텔들은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뉴스1이 단독 입수한 아부다비 문화관광청(DCT)의 긴급 공문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아부다비 내 모든 호텔 시설에 적용되는 '구속력 있는 강제 규정'(binding regulatory measure)이다.
해당 공문은 "호텔은 불가항력적 사유로 떠나지 못하는 투숙객의 숙박을 의무적으로 연장(obliged)해야 하며, 그 비용은 정부가 전액 부담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정부로부터 들은 바 없다"라거나, "28일 이후 숙소를 옮긴 경우 혜택이 없다"는 등 독자적인 조건을 내걸며 여행사 측의 요청을 거절하고 있다.
정부 지침이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으면서 개별 여행객들의 고통도 극에 달하고 있다.
현지에 고립된 이 모 씨는 "뉴스에선 두바이 정부가 다 해결해 줬다는데, 비상약이 다 떨어져 도움을 요청해도 '개별적으로 알아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돈이 바닥나 대피소라도 알려달라니 없다고 하더라. UAE 정부 발표만 믿고 안심했던 것이 후회된다"고 호소했다.
한편, 직항 노선이 중단된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우회로를 총동원하며 수송 작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하나·모두투어는 동남아 및 타이베이 경유편을 통해 370여 명 전원의 좌석 확보를 마쳤다. 참좋은여행(094850)은 하노이·광저우 등을 통해 고립 고객 71명 중 절반 이상의 귀국 경로를 확보했으며 노랑풍선 또한 대체편 70석 확보와 함께 위약금 면제 대책을 내놨다. 교원투어와 놀유니버스는 발생한 호텔 체류 비용 및 귀국 항공료 등 추가 비용 전액 지원을 결정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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