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위험, 취소하면 위약금 폭탄"…중동 정세 격랑에 여행객 '혼란'
아부다비 제한적 개방·두바이 폐쇄 지속…대한항공 운항 전면 중단
수십만원 위약금 부담에 '강제 비행' 우려…결항 확정 전엔 속수무책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4월 초 어학연수 때문에 두바이를 경유해야 하는데, 취소하자니 수수료가 60만 원이 넘네요. 가도 괜찮을까요?"(여행객 A 씨)
이란발 중동 정세 악화로 하늘길이 요동치면서 해외여행을 앞둔 여행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유럽과 아프리카 노선의 핵심 허브인 아랍에미리트(UAE) 영공이 폐쇄와 개방을 반복하자, 여행객들은 수백만 원의 위약금과 안전 사이에서 눈치를 보고 있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1시 30분쯤 UAE 아부다비 영공이 일부 개방되며 제한적인 운항 재개가 시작됐다. 오만 무스카트로 회항했던 에티하드항공 'EY2'편의 아부다비 착륙을 시작으로 복귀 항로가 열렸으며, 에티하드 측은 3일 이전 출발 예정 승객에게 전액 환불을 보장하기로 했다.
반면 한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두바이 공항은 여전히 '무기한 폐쇄' 상태다. 공항 시설 일부 파손과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 인근 화재 등 물적 피해 여파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인천~두바이' 노선은 전면 중단됐으며, 에미레이트 항공은 현지시간 오후 3시까지 왕복 노선을 멈추고 5일 이전 예약 승객에게 무료 변경이나 환불을 지원한다. 카타르 항공 역시 영공 폐쇄에 따라 운항을 일시 중단하고 재개 시점을 주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행객들은 항공사나 여행사의 공식 공지만 기다리지 않고 직접 정보 자급자족에 나섰다.
온라인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는 조종사용 항공고시보인 노탐(NOTAM)을 직접 해석해 "특정 항로(ITRAX)가 열렸다", "아부다비 이착륙이 허용됐다"는 식의 전문적인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다.
실제로 출국을 앞둔 한 여행객 B 씨는 "항공사 콜센터는 연결조차 안 되는데, 커뮤니티에서 실시간 항적 추적 정보를 공유받는 게 훨씬 빠르다"며 "직접 영공 상황을 체크하며 취소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중동 영공을 피해 우회 항로를 이용하면서 비행시간이 1~2시간 이상 늘어났고, 이는 유가 상승과 맞물려 항공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더 큰 문제는 위약금이다. 4월 초 신혼여행이나 어학연수를 앞둔 이들은 안전을 우려해 예약을 취소하고 싶어도, 항공사가 공식적으로 "결항"을 확정하기 전까지는 수십만 원의 자진 취소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호텔 환불은 더 까다롭다.
항공권은 결항 시 환불이 가능하지만, 현지 호텔들은 '환불 불가' 규정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자유여행객의 경우 외교부의 여행경보 단계 변화를 주시하고 항공사로부터 '결항 증명서'를 받아 호텔 측에 불가항력을 입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전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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