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경복궁 옛말…요즘 관광 온 외국인, 라식 받고 목욕탕서 '때 민다'

크리에이트립 '2025 관광 트렌드'…단순 관람 넘어 '자기관리'에 지갑 펑펑
대만은 '라식', 미국은 '미용실'…넷플릭스 애니 뜨자 '세신숍' 170% 급증

한강에서 치맥을 즐기는 외국인들(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코스가 달라졌다.

명동에서 화장품을 사고 경복궁을 둘러보던 것은 옛말이다. 이제는 강남 안과에서 시력 교정 수술을 받고, 미용실에서 두피 관리를 받으며, 동네 목욕탕을 찾아 '이태리 타월'로 때를 민다.

크리에이트립은 이런 내용을 포함해 2025년 한 해 동안의 외국인 관광객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2025 인바운드 관광 트렌드'를 29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형태는 한국인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 직접 체험하는 이른바 'K-다이브'(K-Dive) 현상이 뚜렷했다. 특히 한국인의 유행을 따라 하는 수준을 넘어, 병원과 미용실을 찾아 전문적인 관리를 받는 '케어케이션'(Care+Vacation, 관리형 휴가)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지난해 크리에이트립의 연간 거래액은 전년 대비 약 40% 증가했는데, 이를 견인한 것은 뷰티와 메디컬 부문이었다. 두 카테고리의 비중은 전체 거래액의 51%에 달했다.

세부적으로는 피부 시술이 3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안과 시력 교정 상품(32%)과 헤어 메이크업(15%)이 뒤를 이었다. 헤어 카테고리 역시 전체 거래의 19%를 차지했다. 단순한 커트나 염색뿐만 아니라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헤드 스파'(두피 관리) 등이 영미권 관광객에게 필수 코스로 떠올랐다.

K-콘텐츠의 영향력은 목욕탕 풍경까지 바꿨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세계적인 흥행을 거두자, 작품 속에 등장한 대중목욕탕 문화를 체험하려는 수요가 폭발했다.

지난해 하반기 '1인 세신 숍'(때밀이) 상품 거래액은 상반기 대비 170%나 급증했다. 찜질방과 사우나를 찾는 외국인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K-다이브 트렌드(크리에이트립 제공)

먹거리(미식) 분야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치킨(34%)과 간장게장(24%) 등 기존 인기 메뉴의 강세 속에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보양식으로 관심이 옮겨갔다. 특히 장어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33배, 갈비는 14배나 폭증하며 한국 고유의 식문화 체험 수요가 다양해졌음을 보여줬다.

국적별로 선호하는 'K-케어'의 종류도 확연히 갈렸다. 거래액 기준 상위 5개국(대만·일본·미국·홍콩·싱가포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대만 관광객은 의료 관광에 진심이었다. 전체 거래액의 49%를 의료 분야에 썼는데, 특히 안과 시력 교정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이었다. 반면 일본 관광객은 메이크업과 퍼스널컬러 진단 등 뷰티 상품(41%)에 지갑을 열었다.

미국(53%)과 싱가포르(51%) 관광객은 헤어 시술 등 미용실 이용 비중이 절반을 넘었고, 홍콩 관광객은 미식(28%)에 집중하며 다양한 음식을 즐기는 경향을 보였다.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는 "한국 의료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수액 투여나 건강검진(281% 증가), 한방 치료(89배 증가) 등 웰니스 상품이 새로운 방한 목적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올해는 K-헬스케어가 인바운드 시장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