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고, 따뜻하게 담그고…정선에서 비우는 하루

자연 기반 치유 프로그램 확대 나선 하이원리조트
숲길 10분 뒤 펼쳐지는 족욕·아로마·위스키 명상

자연 치유 공간인 네이처힐링존 ⓒ News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정선=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겨울의 초입에 선 강원 정선의 고지대는 공기만으로도 계절의 흐름을 알렸다.

짧은 숲길을 따라 걷고 차가운 바람과 마른 잎 소리에 귀 기울이며 마주한 치유 프로그램들은 이 지역이 스키·카지노 중심 이미지를 넘어 '웰니스'로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최근 하이원리조트(강원랜드)는 고지대 자연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체류형 힐링 여행지로의 변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하이원리조트 숲 해설가가 달팽이 숲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News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숲길을 따라 완성된 '정선식(式) 웰니스'

정선의 고지대는 자체만으로도 웰니스 환경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하이원리조트는 이 지형적 강점을 기반으로 숲길과 치유 프로그램을 결합해 웰니스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다.

하이원그랜드호텔과 마운틴콘도 사이에 두 개의 공식 숲길이 있다.

하나는 달팽이 숲길(1.3㎞·약 33분)로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쉬운 산책 코스다. 또 하나는 단체의 숲(2.8㎞·약 1시간 12분)으로 고지대 숲 생태를 깊게 체험할 수 있는 비교적 긴 코스다.

숲길을 보다 쉽게 오르려면 달팽이 숲길 초입에 비치된 등산스틱을 이용하면 된다.ⓒ News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달팽이 숲길 초입ⓒ News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웰니스 프로그램은 자연 치유 공간인 '네이처힐링존'에서 운영하는데 달팽이 숲길을 오르면 된다. 초입에서 약 10분 정도 걷는 구간은 '웰니스 숲길'로 불리며 고지대의 차가운 공기와 바람 소리, 마른 잎이 밟히는 촉감 등이 자연스러운 이완을 돕는다.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 천천히 걷기 좋고 계절의 변화가 가장 뚜렷하게 체감되는 구간이다.

네이처힐링존에서는 족욕·숲 명상·별빛 힐링 등 야외형 웰니스 프로그램이 운영한다. 하이원은 이러한 '숲길~치유 프로그램~휴식 공간'으로 이어지는 자연 기반 동선을 핵심으로 삼아 웰니스 브랜드화를 시도하고 있다.

솔잎향 소금을 풀어 혈액순환과 체온상승을 돕는 족욕 체험ⓒ News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숲길·족욕·명상으로 이어지는 실제 체험

숲길을 지나 도착하는 네이처힐링존은 하이원 웰니스 프로그램 가운데 체감 효과가 가장 큰 공간이다. 외부의 차가운 공기와 달리 실내는 따뜻한 온기와 아로마 향이 퍼져 있어 숲길을 걸은 뒤 자연스럽게 긴장이 풀린다.

이곳의 대표 프로그램인 족욕 체험은 약 2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규모로 따뜻한 물에 솔잎향 소금을 풀어 혈액순환과 체온 상승을 돕는다.

족욕이 끝날 때 쯤 모과와 구기자를 섞은 차를 마신다.ⓒ News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짧게는 10~15분이지만 발끝부터 몸 전체로 온기가 퍼지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고지대 숲길을 걸으며 체온이 떨어진 직후라 대비 효과가 더욱 뚜렷하다. 모과·구기자 블렌딩 차를 함께 제공해 이완감이 이어지도록 한 점도 인상적이다.

실내 공간인 밸런스케어존에서 진행하는 위스키 명상ⓒ News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유리잔에 세모금 정도의 위스키를 담아준다.ⓒ News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위스키를 바라보는 체험객들의 모습ⓒ News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실내 공간인 밸런스케어존에서는 정서 회복 중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가운데 '위스키 명상'은 하이원의 웰니스 방향성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전문 강사의 안내에 따라 호흡을 정돈하고 싱잉볼의 울림에 집중한 뒤 유리 잔에 담긴 위스키를 시각·후각·미각 순서로 천천히 살피는 방식이다.

위스키를 마시는 행위 자체보다 감각을 인식하고 정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프로그램 완료 시점에는 깊게 눌린 긴장이 빠르게 이완되는 경험을 준다.

명상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몸의 감각을 알아차리는 '바디 스캐닝'으로 마무리하는데 짧아도 깊은 숙면에 가까운 회복 효과가 있다.

한옥 베이커리 카페 '운암정'ⓒ News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지역 식재료와 한옥 공간으로 완성

웰니스 경험은 식음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한옥 베이커리 카페 '운암정'은 정선의 계절감을 가장 안정적으로 담아낸 공간이다. 한옥 정원과 따뜻한 한방차, 수리취·산죽 등 지역 식재료로 만든 디저트는 명상 이후의 정서를 부드럽게 정리해 준다.

후원에 자리한 투명 돔 '별당'에서는 겨울이면 낮에는 설경, 밤에는 별빛을 감상할 수 있으며 반려동물 동반도 가능해 이용 폭이 넓다.

운암정에서 선보이는 디저트 메뉴들ⓒ News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더가든에서 선보이는 강원도 식자재를 활용한 이탈리아 요리들ⓒ News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호텔 레스토랑 '더가든'은 강원도 식재료를 기반으로 한 이탈리안 메뉴를 내세운다.

고사리 파스타를 비롯해 고랭지 배추, 감자, 곤드레, 시금치, 눈개승마, 곰취 등을 활용 메뉴 등 로컬 기반의 구성은 웰니스 콘셉트를 식음에서도 이어가려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하이원리조트는 앞으로 지역 농가와 협업해 식재료 사용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원의 웰니스 프로그램은 투숙객뿐 아니라 일반 이용객도 유료로 참여할 수 있어, '숲길~족욕~명상~식음'으로 이어지는 체류 동선만으로도 여행이 완결된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