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트럼프가 잔 곳이래"…호텔들, 정상회의 '후광효과' 총력

소노캄·라한·교원, 식음·문화·숙소 강점 살려
호텔별 브랜드 홍보·MICE 유치 강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1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끝난 뒤, 경주의 주요 호텔들이 '정상회의 후광효과'를 잇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행사 기간 각국 정상과 대표단을 맞았던 경험을 앞세워, 일반 관광객과 기업 행사 수요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다.

6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소노캄경주, 라한셀렉트경주, 교원드림센터경주 등은 APEC 기간 운영 경험을 콘텐츠화해 숙박·식음·문화 등 각자의 강점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뷔페 '담음'(소노캄경주 제공)
APEC 정상회의 참가자 숙소인 소노캄 경주 호텔 협력 숙박업소 현판식을 하고 있다.(경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News1 김대벽기자

소노캄경주는 이번 회의에서 식음 서비스를 총괄했다. 수십 차례 만찬과 다과가 이어졌지만 식중독균 검출은 단 한 건도 없었다는 것이 호텔 측 설명이다. 식약처 파견 인력들이 "대규모 행사 중 조리와 동선이 가장 안정적이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은 이를 계기로 조리시설의 자동 온도·위생 모니터링 시스템을 상시화하고, 주방 내 동선 관리 매뉴얼을 일반 투숙객 식음 서비스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국제행사 위생관리 인증’을 목표로 자체 평가제를 도입했다.

소노캄경주 관계자는 "APEC을 통해 국제행사 기준의 조리·서비스 인프라를 검증받았다"며 "향후 컨벤션·웨딩 등 대형 행사 유치 시 '안전한 식음 운영'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한셀렉트경주 내 라이프스타일 북스토어&카페 경주산책'에 '경주로부터의 초대'를 주제로 조성한 매대 사진(라한셀렉트경주 제공)
라한셀렉트경주에 묵는 정상들을 위한 선물 사진(라한셀렉트경주 제공)

공식 만찬장을 맡았던 라한셀렉트 경주는 '문화 환대'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APEC 공식 환영 만찬이 열린 대표 연회장 '컨벤션홀'은 1500㎡(약 453평) 규모로 리셉션 전실(640㎡)과 인접 베가홀을 연계해 다국적 대표단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도록 운영했다.

만찬 현장에서는 지드래곤을 비롯한 국내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펼쳐져, 한국의 전통과 현대 대중문화를 아우르는 무대로 주목받았다.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인도네시아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머문 곳도 라한셀렉트경주였다. 호텔은 보문호를 마주한 입지와 의전 인프라를 강점으로 꼽는다.

라한의 PRS(정상급 숙소)는 '이스트'(290.4㎡)와 '웨스트'(182.5㎡) 두 곳으로 나뉜다. 앞서, 라한은 PRS 객실을 일반 고객에게 패키지 상품으로 공개해 화제를 모았는데, 프레지덴셜 스위트 이스트 객실은 1박 102만 원부터 시작했다.

호텔은 정상단을 위해 광주요 자기 세트에 담긴 경주 나정명차 티와 다온한과, 조청유과를 환영 선물로 준비했다. 식단은 요청에 따라 할랄과 비건 메뉴로도 조정했다.

라한호텔 관계자는 "정상회의를 통해 호텔의 공간과 서비스가 검증됐다"며 "행사 이후에는 지역 작가 협업과 문화 상품 개발로 'K-로컬' 콘셉트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원그룹 드림센터경주 PRS 집무실(교원그룹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머문 교원드림센터경주는 대통령 전용 숙소(PRS)를 운영했다. 88평 규모의 플래티넘 스위트는 거실·접견실·자쿠지 등을 갖춘 독립층 구조로, 600m 지하에서 끌어올린 천연 온천수를 사용한다.

교원은 APEC을 앞두고 3개월간 개보수를 진행해 숙박동의 보안·소방·전력 체계를 전면 보강했다. 인근 펫프렌들리 호텔 '키녹'은 대통령실 관계자 숙소로 운영해 그룹 내 숙박 브랜드 간 연계 모델을 실험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교원 측 설명이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대통령 숙소 운영 경험을 통해 국내외 연수와 비즈니스 행사에 대응할 체계를 갖췄다"며 "드림센터와 키녹을 중심으로 경주권 MICE 네트워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