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식당 대신 편의점으로…'K-일상 음식' 인기 급상승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요즘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들르는 곳은 한식당이 아니다. 길거리 포장마차, 카페, 편의점이 외국인들의 '맛집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20일 한국관광공사가 2018년부터 2025년 7월까지 외국인의 국내 신용카드 소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음식 소비가 전통 한식보다 커피·빵·편의점 간식 등 일상 음식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외국인에게 한국 음식이 김치·불고기·비빔밥 등 전통 메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라면·김밥·길거리 간식 등 '한국인의 평범한 한 끼'가 새로운 여행 동기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 카드 결제 데이터를 보면 최근 7년간 외국인 소비에서 연평균 성장률(CAGR)이 가장 높은 메뉴는 △아이스크림(35.0%) △편의점 음식(34.0%) △와플·크로플(25.5%) 순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에게 익숙한 커피·빵·햄버거 소비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외국인 카드 결제 건수는 △카페 890만 건 △베이커리 300만 건 △햄버거 230만 건으로 집계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29.5%, 36.2%, 38.2%로 모두 상위권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한정판·협업 제품, 지역 특산물 토핑 등 '한국식 변주'가 경험 요소로 작용했다.

햄버거 결제 상위 10개 브랜드 중 6곳이 국내 프랜차이즈였으며 글로벌 브랜드 역시 한국 전용 메뉴와 매장 디자인을 선보이며 외국인 소비를 이끌고 있다.

편의점 역시 외국인에게는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니라 '여행 중 식사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소셜 분석(2023년 1월~2025년 7월)에 따르면 편의점 관련 게시물의 40.1%가 음식 키워드와 연결됐으며 주요 키워드는 △라면(14.1%) △커피(10.5%) △과자(7.0%) 순이었다.

실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편의점 카드 결제 건수는 약 1300만 건으로 K-푸드 관련 업종 중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한국인에게 평범한 일상식이지만, 외국인에게는 현지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특별한 메뉴로 인식되는 경우도 많다.

올해 7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소비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메뉴는 △국수·만두(55.2%) △감자탕(44.0%)으로 나타났으며 전통 간식류 소비도 76.9% 증가했다.

특히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한 '꿀떡 시리얼'은 30만 건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하며 국내 식품업계의 신제품 출시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미숙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전략팀장은 "최신 트렌드가 전 세계적으로 실시간 공유되면서 한국인의 일상이 외국인에게 새로운 경험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변화를 선제적으로 포착해 관광정책과 인바운드 마케팅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