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눈 돌린 한화 3세 김동선…프리미엄리조트 행보 주목
부채 승계 조건으로 파라스파라 인수…적자 구조 탈피할까
파이브가이즈·아워홈 등 식음료서 호텔업으로 행보 전환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그간 파이브가이즈, 아워홈 등 식음료(F&B) 쪽에 중점 행보를 보였던 한화 3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이번엔 호텔·리조트 분야에서 프리미엄리조트 파라스파라를 인수하며 '본업'을 개선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적자폭을 크게 줄이긴 했지만 상반기 기준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파라스파라 인수로 리조트사업 본업을 중점 확대해 나가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삼정기업 등이 보유한 정상북한산리조트 지분 100%를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인수가는 유상증자 금액 295억 원을 포함해 총 300억 원이며 기존 파라스파라 측 부채 3900억 원을 승계하는 조건이다. 부채를 포함하더라도 시장 추정 가치 약 6000억 원에 비해 2000억 원가량 저렴하게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써 파라스파라의 조선호텔 위탁 운영 계약은 종료되며 한화는 기존 리조트 사업과 차별화한 본격 하이엔드 전략에 돌입한다.
김 부사장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경영에 뛰어들면서도 본업인 호텔리조트보다는 식음료 부문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호텔리조트 사업의 리스크를 절감한 데다 대외 요건에 따라 부침이 크다는 점에 주목한 김 부사장은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식음료 부문을 선정하고 이에 주력해왔다.
이에 김 부사장은 미국 버거 프랜차이즈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오고 파스타 전문점과 우동 전문점 등을 잇따라 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파스타 전문점과 우동 가게는 테스트베드 성격의 실험매장이었으나 이후 사업으로 확대하지 않고 폐업 수순을 밟았다. 파이브가이즈는 매출 등이 양호하긴 했으나 삼일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로 실적 개선도 쉽지 않다.
지난 13일 공시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은 61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8% 큰 폭으로 증가했다. 매출 증가는 앞서 인수한 아워홈 매출을 연결 매출로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업손실은 2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유지했다. 지난해 61억 원의 손실보다는 적자폭을 줄였다.
문제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전년 대비 크게 악화하며 적자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투자활동 지출은 약 62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8배 이상 확대됐다. 아워홈 지분 인수 등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차입금 증가 및 자본확충 등을 통해 약 7400억 원이 유입됐는데 이를 통해 단기 현금 보유량은 늘었지만 차입 부담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김동선 부사장이 파라스파라 인수를 통해 '본업'을 확대 강화하는 것도 안정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실적 반등의 기회로 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인수와 함께 리조트명을 '안토'(ANTO·安土)로 변경하고 신규 하이엔드 브랜드로 운영한다.
서울 북한산국립공원 자락에 자리한 안토는 총 334실 규모로 인피니티풀과 편백나무(히노끼)탕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췄다.
최근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내한 공연 당시 숙소로 이용해 주목받기도 했다.
브랜드명 '안토'는 편안할 '안'(安)과 흙 '토'(土)를 합쳐 '그 땅에서의 편안한 삶'을 뜻하며 한화는 이를 통해 기존 리조트 사업과 차별화한 최고급 휴식공간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1979년 국내 최초 콘도미니엄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9개 직영 리조트(설악·경주·양평·산정호수·해운대·제주·평창·용인·거제)와 4곳의 호텔(더 플라자·여수 벨메르·브리드호텔 양양·마티에 오시리아), 3곳의 골프장(63홀)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테마파크(설악워터피아·경주 뽀로로 아쿠아빌리지), 플로리스트 브랜드 '지스텀' 등 레저·문화 시설까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왔다.
김동선 부사장은 '안토'를 시작으로 프리미엄 리조트 브랜드 라인업을 확충하고 도심 접근성과 자연환경을 동시에 갖춘 입지를 선점해 차별화된 고급 휴양 수요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2027년 7월 설악 복합단지에 프리미엄 회원제 리조트 '안토'를 개관할 계획이었으며 총 4600억 원을 투자해 향후 경기 양평과 제주에도 신규 리조트를 개설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아워홈 인수 등 대규모 투자 일정으로 인해 설악 프로젝트는 연기 가능성이 커졌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브랜드 확장에 관해서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프리미엄 리조트 시장의 성장세와 맞물려 이번에 인수한 안토의 성패가 향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사업 방향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호텔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권에서 이 정도 규모와 입지를 가진 하이엔드 리조트는 드물다"며 "한화가 기존 콘도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독자 브랜드 전략으로 전환한 만큼, 안토가 얼마나 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확고히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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