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예약 '필수'…운동화 신고 오르는 지리산
[노고단을 간다①] 아는 만큼 보이는 노고단
지리산 생태탐방원에서 반달가슴곰과 '깜짝 만남'
- 윤슬빈 기자
(전남=뉴스1) 윤슬빈 기자 = 한라산 다음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산, 지리산을 가장 쉽게 오르는 방법은 익히 알려져 있듯 자동차로 노고단을 노리는 것이다.
'노고단'은 지리산에서 세 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천왕봉(해발 1915m), 반야봉(1732m), 그리고 길상봉(1507m) 순인데, 길상봉의 다른 이름이 바로 노고단이다.
'노고 할머니 제사터'라는 뜻의 노고단은 신라 시대 화랑들이 수련하며 탑과 단을 설치하고, 천지신명과 노고 할머니께 나라의 번영과 백성의 안녕을 기원했던 곳으로 전해진다.
자동차로 노고단 턱 밑까지 오른다. 지리산 천은사에서 시작한 구불구불한 도로를 20분 정도 오르면 성삼재 휴게소(1102m)가 나타나는 데, 이곳에 차를 주차하면 된다. 여기서 약 4.5㎞, 1시간 정도 걸으면 노고단이 시작되는 '노고단 고개'가 나온다.
◇ 발길 돌리는 사람 수두룩…주말 탐방 예약 필수
먼저 노고단을 오르기 최소 하루 전에 해야할 일이 있다. 국립공원공단 누리집에서 탐방 예약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이다. 노고단 하루 입장 인원은 1920명으로 당일 인원이 채워지지 않으면 선착순으로 올라갈 수 있지만 주말에 간다면 마음 편하게 예약을 확정하고 가는 것이 좋다.
국립공원공단 측에 따르면 '탐방객 안전사고 예방'과 '자연자원보호'를 위해 노고단 탐방 예약제를 도입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 사실을 모른 채 들렀다가 허무하게 발길을 돌리는 탐방객이 많다고 한다.
노고단 고개에서 노고단까지 거리는 약 500m로 경사는 완만해서 약 15분이면 거뜬하게 오를 수 있다.
훌훌 둘러봐도 좋지만, 노고단을 더욱 특별하게 즐기는 방법은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 역시 누리집에서 신청하면 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지리산 봉우리 중 하나로만 알고 있던 노고단이 다르게 다가온다.
초여름인 이즈음에 병꽃나무, 쥐오줌풀, 복주머니란 등 야생꽃이 만발해 '하늘 위 꽃밭'으로 불리는 노고단은 사실 오래된 훼손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노고단 훼손은 일제 강점기 외국인 선교사들의 휴양촌 건설로부터 시작된다. 당시에 산에서 채취한 돌과 나무로 지은 호텔(3층짜리)과 강당, 병원, 도서관, 주택, 수영장, 9홀 규모 골프장 등 56동의 석조 및 목조 건물이 이곳에 들어선다. 건물 관리에 채용된 조선 사람만 50명이었다.
그 흔적은 노고산 대피소 옆에 남은 호텔 건물의 석조 일부 잔해로 확인할 수 있다.
외국인 선교사가 떠난 후 한국전쟁 시 방화와 폭격을 맞으며 노고단 정상부에 초소와 방공호가 들어선다. 1974년엔 정식으로 군부대가 주둔해 훈련장으로 사용되고, 80년대엔 야영장으로 인기를 끌면서 황폐화를 겪게 된다.
군부대는 1995년, 2007년에 걸쳐 철거되면서 본격적인 노고단 일대 생태 복원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지금의 평화로운 모습을 찾게 됐다.
◇ 알고보니 더 귀여운 반달가슴곰
노고단에서 차로 약 25분 정도 걸리는 '지리산 생태탐방원'으로 가면 지리산 국립공원 내에서만 가능한 힐링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체류형, 트레킹, 환경교육, 문화체험 등으로 구분되는데 코로나19 이후엔 소방관과 의료진 대상 체류형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추천하는 프로그램은 지리산 하면 빠질 수 없는 동물 '반달가슴곰'을 만나는 생태체험이다. 지리산 일대의 멸종 위기 야생동물이자, 국립공원의 마스코트 '반달이'의 모델인 반달가슴곰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반달가슴곰 생태 체험'은 탐방원 바로 옆에 있는 종복원기술원에서 진행된다.
체험은 매일 5회(오전 10시, 11시, 오후 1시30분, 2시 30분, 3시30분) 1시간 정도 걸린다. 강의실에서 반달가슴곰 생태에 대해 시청각 교육을 하고, 야외 방사장 주변으로 조성된 생태학습로를 따라 걸으면서 직접 곰을 관찰한다.
이곳에 살고 있는 반달가슴곰은 총 27마리다. 대부분 야생 적응에 실패하거나, 덫에 걸려 다친 곰들이 온다. 그중 야생성을 가지고 먹이 활동을 잘하는 곰은 자연 적응 훈련장으로 옮겨져 방사 훈련을 받게 된다.
가까이서 곰을 바라보면 귀여운 모습을 쉽게 포착할 수 있다. 나무에 올라타며 놀거나, 토마토와 사과를 한참 동안 먹고 있다. 겁이 많아 연못에서 놀다가 개구리가 팔짝 뛰면 놀라서 도망가기도 한다.
반달가슴곰의 먹이는 열가지로 나뉘데 그중 아홉가지는 식물성이다. 주로 잎이나 꽃, 열매를 먹고, 가을엔 다람쥐가 찾는 도토리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한다. 나머지 한 가지는 죽은 동물 사체에서 꼬인 벌레들인데 굶주렸을 경우에만 먹는다고 한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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