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동방경제포럼 중심된다…러시아 정부 통째로 빌려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유일 5성 호텔, 행사기간 내내 만실
푸틴 러 대통령 비롯 세계 주요국 정재계 인사 머물 듯

롯데호텔 블라디보스토크 전경ⓒ News1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러시아 정부가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개최하는 제4차 동방경제포럼을 위해 롯데호텔 블라디보스토크를 통째로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러시아 정재계의 핵심 인사들이 행사기간에 롯데호텔에 머물며 세계 주요국 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다.

1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이번 동방경제포럼을 위해 롯데호텔 블라디보스토크 객실을 블록 단위로 계약했다. 행사 기간 내내 153실 모두 만실로, 러시아 정부 인사와 국영기업 관계자, 주요국 정상 등이 투숙한다.

롯데호텔은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서 유일한 5성급 호텔로 희소가치가 높다.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 있는 타이거더크리스탈도 5성 호텔이지만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한 등급 낮은 4성급 호텔도 아지모토, 아스토리아 두 군데 정도여서 롯데호텔의 희소가치는 매우 높다.

호텔에서 중심 상업지역인 아르바트 거리와 주요 관광지인 해양 공원을 도보로 1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롯데호텔은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중심지에 있다.

호텔은 한식당인 해금강, 조식부터 만찬까지 가능한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인 카페 랑데뷰, 금각교와 어우러지는 블라디보스토크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스카이바 퍼시픽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이번 동방경제포럼에 전 세계 각국에서 최소 5000여 명이 찾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숙박 시설은 매우 부족한 편"이라며 "이 때문에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 기숙사를 일시적으로 포럼 참석자들을 위한 숙소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호텔 블라디보스토크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사마라에 이어 롯데가 러시아에서 4번째로 선보이는 호텔이다.

롯데호텔은 지난 4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블라디보스토크 현대호텔을 인수했으며, 약 3개월간 리브랜딩 작업을 거쳐 지난 7월 롯데호텔 블라디보스토크로 재개관했다. 롯데는 인수 당시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서울시의 3분의 1 넓이의 연해주 곡물 농장도 함께 인수한 바 있다.

롯데호텔 블라디보스토크가 이번 동방경제포럼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하는 것을 비롯해 롯데그룹은 그간 러시아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롯데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소비에트 연방 선수단을 후원하면서 러시아와 인연을 맺기 시작, 1990년 양국 국교 수립과 함께 본격적으로 러시아 진출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2007년 롯데백화점, 2010년 롯데호텔이 차례로 모스크바에서 영업을 시작했고, 롯데제과도 2010년 진출해 칼루가 주에 초코파이 공장을 건설했다.

2013년에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단지 내에 러시아의 문호 푸시킨의 동상 부지도 제공하는 등 롯데는 양국의 문화교류에도 기여해왔다. 동상이 세워진 부지는 '푸시킨 플라자'로 명명했으며, 동상 제막식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5년 한국과 러시아 양국 간 관계 강화에 기여한 공로로 러시아 정부로부터 우호 훈장(오르진 드루쥐비)을 받았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씨 측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수감돼 이번 동방경제포럼에는 참석할 수 없다. 신 회장의 2심 선고공판은 오는 10월5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4회째를 맞는 이번 동방경제포럼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참석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번 포럼에 초청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해 2박3일간의 일정을 소화한다.

2015년부터 매년 9월에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은 푸틴 대통령이 신동방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창설했다.

ryupd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