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특급호텔 객실료 세계 최저 수준 왜?…수급불균형 심각
객실 평균가 26만8천원, 주요 14개 도시 중 베이징·모스크바 등과 하위권
객실수 기준 서울시내 전체 관광호텔의 3분의 1 차지, 객실률 50%대 수준
- 류정민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서울의 5성급 호텔 숙박료가 세계 주요 도시 중 모스크바, 베이징 등과 함께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 년 간 중국인관광객(유커)을 중심으로 외래관광객이 급증하며 숙박시설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과는 반대로 특급 호텔은 여전히 공급에 비해 수요가 부족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1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서울, 신세계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하얏트서울 등 3개 호텔의 1박 숙박료 평균가는 일반실 기준 26만8000원(이하 세금별도)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온라인여행사 익스피디아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3월 15일 예약을 기준으로 조사한 가격이다. 서울은 전체 14개 도시 중 3번째로 숙박료가 낮았다. 같은 시점 베이징 내 특1급 호텔 숙박료 평균은 서울보다 8000원 낮은 25만8000원이었다.
숙박료가 가장 낮은 도시는 베를린으로 서울보다 26% 가량 저렴한 1박당 19만9000원이었다. 모스크바(27만1000원), 서울, 베이징, 베를린은 10위권 밖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조사 대상 중 숙박료가 가장 높은 도시는 뉴욕으로 서울보다 3배 가량 비싼 76만6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는 서울보다 2배 가량 높은 52만7000원으로 뉴욕 다음으로 숙박료가 비쌌다. 일본은 벚꽃이 개화하는 3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가 극성수기인데다 서울보다 특급 호텔 이용객 수요가 많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서울시내 5성급 호텔의 숙박료가 낮게 형성돼 있는 것은 공급에 비해 여전히 수요는 부족한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내 관광호텔 전체 객실 3만8317개(2015년 8월 말 기준) 중 특1급 객실은 3분의 1 가량인 1만1986개에 달한다. 특1급 호텔은 호텔수 기준으로 보면 269개 중 26개로 10% 정도다. 호텔수로 보면 비율이 낮지만 객실수 기준으로는 공급량이 꽤 많은 셈이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2014년 세월호 사건 등 악재가 겹친데다 최근 국제적인 이벤트가 부족한 것도 서울시내 특급호텔 가격이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주요인이다. 서울 특1급 호텔 투숙객의 외국인 대 내국인 비율은 8대 2 수준이다.
메르스 이후 객실률이 40%대에 머물렀던 국내 주요 호텔들은 지난해 일제히 영업실적이 악화됐다. 호텔롯데의 경우 2015년 1~3분기 호텔사업부문 영업손실이 56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적자규모가 5배 가량 커졌다. 같은 기간 호텔신라도 호텔사업부문에서 2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 시내 특1급 호텔은 객실 가동률이 최소 60% 이상, 80%는 되어야 적절한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현재는 절반 수준인 곳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5성급 호텔의 주고객층인 일본인 관광객 방문자수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호텔이 증가하면 특급 호텔들의 수익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며 "아직 공급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중가 이하 숙박시설을 중심으로 물량을 늘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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