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서 이건희 컬렉션 마지막 순회전…이재용 "예술·문화, 함께 나눠야"

앤 공주 등 240여명 한자리에…민간외교로 미래 사업 협력 기반 확대
'美 이어 유럽 전시' K-컬처 소개…이재용, 한국전 참전 용사에 "감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KH컬렉션 순회전 리셉션을 찾은 앤 공주 등을 맞이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삼성이 미국에 이어 영국에서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을 이어간다. 한국 예술문화의 2천년 역사를 유럽 관람객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삼성은 9월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특별전 '한국: 2000년 창의의 여정(Korea: 2,000 years of Creativity)' 개막을 기념하는 갈라 디너를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앤 공주, 앤 공주의 남편 티머시 로런스 경이 KH컬렉션 순회전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회장 등 런던 총출동…英 앤 공주도 참석

이날 갈라 디너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이 참석했다.

갈라 디너에 앞서 열린 리셉션에는 영국 왕실의 앤 공주가 참석, 특별전 개막을 축하했다.

갈라 디너에는 영국 정·관계 인사와 글로벌 기업 경영진, 문화계 주요 인사 등 240여 명이 자리해 한국 문화유산과 예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정계에선 존 힐리 재무장관, 카니슈카 나라얀 AI 장관, 올리버 다우든 전 부총리와 그레그 핸즈 전 무역장관, 존 위팅데일 전 문화부 장관, 존 슬링어 주한 영국 무역 특사 등이 참석했다. 재계에선 BT그룹과 보다폰, 세인즈버리, 스탠다드차타드 등 글로벌 기업 경영진이, 학계에서는 옥스퍼드대학교와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등의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이재용 회장은 갈라 디너 인사말을 통해 이날 행사에 참석한 마이크 로 등 한국전쟁 참전용사 3명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80여 년 전 영국과 첫 인연을 맺은 삼성은 지난 50여 년 동안 영국을 유럽 사업의 주요 거점으로 삼아 성장해 왔다.

이 회장은 이병철 창업 회장과 이건희 선대 회장으로부터 이어져 온 가족의 문화유산 보존과 나눔의 철학도 소개했다.

이 회장은 이병철 창업 회장이 문화유산을 가꾸고 후대에 전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미술품 수집을 시작했으며 이건희 선대 회장은 이를 이어 평생에 걸쳐 작품을 수집하면서 소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존하기 위해 힘썼다고 말했다.

또한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 관장은 고대와 현대 작품을 아우르며 컬렉션을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데 헌신했다고 소개했다. 이 회장은 "저희 가족은 여러 세대에 걸쳐 예술과 문화는 보존하고 함께 나눠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며 "이번 전시가 2000년에 걸친 한국의 창의성과 문화유산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지 오스본 영국박물관 이사회 의장은 "인류 공통의 문화유산에 기여한 이건희 선대 회장과 가족들의 헌신은 과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며, 나아가 미래를 내다보는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앤 공주, 조지 오스본 영국박물관 이사회 의장(사진 맨 왼쪽)과 함께 KH컬렉션 순회전 갈라 디너에 참석한 6·25 참전용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글로벌 기업 경영진도 대거 참석…민간외교의 장 펼쳐졌다

한국 문화유산을 매개로 마련된 이날 갈라 행사에는 글로벌 기업·기관의 주요 경영진과 교류하고 미래 사업의 접점을 넓히는 민간외교의 장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 카이 베크만 Merck CEO, 안드레아스 페허 ZEISS CEO, 패트릭 반데나멜레 imec CEO 등 삼성전자와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글로벌 핵심 파트너들도 참석했다. 이 회장은 주요 기업 경영진과 직접 만나 사업 현안을 논의하고 미래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등의 민간외교도 펼쳤다.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지난 2021년 이 선대 회장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 3000여 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했다. 천문학적인 상속세 마련을 위해 상당 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을 뒤로하고 고인의 유지에 따라 기부를 결정했다.

국보 14건, 보물만 46건 등 가치를 환산하기조차 어려운 국보급 문화재가 국립중앙박물관(2만 1600점), 국립현대미술관(1600여점)을 비롯해 전국 미술관에 골고루 기증됐다. 국내에서 이건희 컬렉션을 감상하려는 인파가 줄을 이었고 지난해부터 세계 주요 박물관에 작품을 전시하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고려청자, 조선백자 등 국보 7점을 비롯해 총 330여 점의 KH 유산은 지난해 말부터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한국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 오드리 추(예명 오드리 누나)도 전시장을 찾아 "가슴과 머리가 가득 차 있는 느낌"이라며 "한국 예술의 역사, 문화, 발전에 대해 배우는 건 감동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시작된 이건희 컬렉션의 첫 해외 순회전에는 약 8만 명이 방문, 최근 10년간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가운데 가장 많은 관람객을 기록했다.

또한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열린 시카고 전시에는 워싱턴D.C.보다 40% 이상 늘어난 약 11만 5000명이 방문했다. 미국 두 도시에서만 총 19만 5000명이 관람, 한국 미술의 오랜 역사와 예술적 가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삼성은 앞으로도 한국 문화의 가치와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미래 사업 성장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9월 30일(현지시간) 영국박물관에서 열린 KH컬렉션 순회전 갈라 디너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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