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현금 고갈?' 28년까지 투자 '실탄' 충분…삼전닉스 '미소'

나이스신평, 5곳 중 4곳 투자 지속 여력 평가…현금창출 뒷받침
삼성, HBM4 공급 확대…SK하닉, 고객사와 장기계약 협상 마무리

삼성전자 임직원이 HBM4E 12단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삼성전자 제공)/뉴스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2028년까지 인공지능(AI) 투자를 확대할 재무 여력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왔다. 투자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음에도 기존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현금과 외부 자금 조달로 부담을 감당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최근 막대한 투자로 빅테크들의 투자 여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기업용 저장장치 등의 중장기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메타가 루이지애나주 리칠랜드 패리시에서 건설 중인 5GW 하이페리온 데이터 센터.(메타 제공)/뉴스1
영업현금 대부분 투자에 투입…2028년까지 감당할 여력

21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내 AI 인프라 지출의 82%가 알파벳·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MS)·오라클 등 5개 사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5개 사의 전체 자본지출(CAPEX)이 2027회계연도 기준 1조 317억 달러(약 1444조 원)에서 2028회계연도에 1조 1677억 달러(약 1635조 원)로 13.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5개 사의 현금 지출 부담은 커지고 있다. 이들의 영업현금흐름 대비 자본지출 비율은 2021년 42.1%에서 올해 연 환산 기준 95.1%로 높아졌다. 영업활동으로 확보한 현금 대부분을 AI 인프라 등에 자본지출에 투입하고 있다는 의미다. 아직 시작하지 않은 리스 계약과 미래 구매약정에 따른 지출까지 예정돼 있어 추가 자금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두 가지 사례로 아마존이 2027~2028회계연도 투자 전망치를 충족하려면 자체 자금 외에 941억 달러(약 132조 원), 오라클은 557억 달러(약 78조 원)를 추가로 확보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투자비를 집행한 뒤 일정 수준의 유동성까지 유지하려면 외부 조달 규모는 이보다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나이스신용평가는 오라클을 제외한 4개 사가 2028년까지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봤다. 부족한 투자금을 모두 빌려도 감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사업에서 꾸준히 현금이 들어오고 재무 상태가 탄탄해 빚이 늘어도 투자를 이어갈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SK하이닉스가 생산 중인 서버용 D램 종류.(SK하이닉스 제공)/뉴스1
삼성전자, HBM4 공급 확대…SK하이닉스, 장기계약·증산 추진

빅테크가 AI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는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호재다. AI 데이터센터에는 연산을 지원하는 HBM과 작업 데이터를 담는 서버용 D램, 데이터를 저장하는 SSD가 필수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HBM4와 DDR5,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분기에는 HBM4 공급을 늘리고 후속 제품인 HBM4E 샘플을 출하했다. AI 서버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부터 대용량 저장장치까지 공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고객과 다년 계약을 논의하며 중장기 공급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주요 고객을 포함한 10여 곳과 장기공급계약(LTA)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HBM4는 2분기 양산 출하를 시작했으며 하반기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AI 서비스의 수익성을 빅테크의 투자 지속 여부를 가늠할 주요 변수로 꼽았다. 오픈AI·앤스로픽 등 AI 개발사들이 인프라 사용료를 꾸준히 내야 빅테크가 투자비를 회수하고 추가 투자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오라클은 수주잔고의 절반가량이 오픈AI에 집중돼 있어 투자 계획을 예정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웅 나이스신용평가 평가정책실 수석연구원은 "외부 조달이 적절히 병행되며 2028년까지도 투자 동력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AI 사업에서 높은 수익창출능력이 지속되는지 여부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요 관찰 대상"이라고 분석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