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포인트 파업'에 공장 가동 중단, 지체상금·페널티 우려 커진다

핵심 설비·병목 라인 파업으로 총파업 효과…성장 동력 약화 우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9.10 ⓒ 뉴스1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노동조합의 파업 형태가 전면 파업 대신 공정 전체를 좌우하는 핵심 설비와 병목 라인만 정밀하게 멈춰 세우는, 이른바 '핀포인트 파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참여 인원은 수십~수백 명에 불과하지만 후속 공정이 연쇄적으로 정지되면서 총파업 못지않은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납기 지연 우려가 커지면서 지체상금과 계약 불이행 페널티로 불이 옮겨붙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조선 핵심 설비 '골리앗 크레인', 철강 핵심 공정 '열연' STOP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 노조는 지난 14일부터 경남 거제사업장에서 골리앗 크레인을 멈춰 세우는 등의 쟁의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9일 파업에서도 거제사업장 일부 크레인과 선박 블록을 옮기는 트랜스포터가 멈추면서 생산 공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조선소에서 골리앗 크레인과 트랜스포터는 블록 조립·탑재를 잇는 설비다. 이들이 멈추면 독 안 근로자의 작업도 대기 상태가 된다.

여러 작업을 연결하는 핵심 설비의 가동이 장기간 중단되면 후속 공정 일정 조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철강도 상황은 비슷하다. 포스코 노조는 이날 오전 7시부터 포항·광양제철소 일부 공장을 대상으로 2차 부분파업을 확대했다.

이번 파업 대상은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과 후판제품공장 2후판 정정·검판 파트, 광양제철소 3열연공장이다. 참여 인원은 제철소별 약 100명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16일 오전 7시부터 120시간 한시적 2차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당시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과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에서 각각 약 60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특히 48시간의 1차 파업이 전기강판공장 등 후공정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파업 범위를 후공정에서 조금 더 앞쪽으로 끌어당겼다.

열연공장은 쇳물을 뽑는 제선·제강 다음에 놓인 핵심 공정으로 이곳이 멈추면 뒤쪽 작업도 자동으로 멈추게 된다. 철강 생산의 허리를 끊어 연쇄 정지를 유도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포스코의 경우 협정근로 단체협약에 따라 쇳물 생산 등 핵심 생산공정이 유지된다. 협정근로는 파업 중에도 사업장 운영에 필수적인 업무를 수행하도록 노사가 미리 정해둔 근로다.

납기 지연 시 지체상금·계약 페널티…"성장 동력 약화 우려"

문제는 계약이다. 조선사와 선주는 통상 건조 지연에 대한 배상 조항을 명시하는데, 납기를 넘기면 하루당 선박 대금의 1000분의 1을 지체상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반면 조기 인도 시 인센티브를 받는 사례가 있는 만큼, 지연은 곧 이중 손실이다.

철강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다. 자동차·가전·조선용 판재는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계약이 종료되거나 납기 지연에 따른 페널티가 붙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측이 "조업 차질과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생산부터 출하까지 전 공정을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조선·철강업의 성장 동력 약화를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은 수주 잔고가 쌓인 호황 속에서, 철강은 실적 부진 등 불황 속에서 파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수십년간 쌓아온 납기 신뢰를 잃을 경우 더 큰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