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수출 하반기도 '날개'…브랜드·ODM·용기 실적 '쑥'
15곳은 매출·영업이익 증가…8월 수출 52.1% 늘며 역대 최대 기록
오프라인 판로 확대…"해외 주문·바이어 문의·ODM 발주 증가 체감"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K-뷰티 수출이 하반기 들어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브랜드를 넘어 제조자개발생산(ODM), 용기 등 뷰티 생태계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하고 있다.
20일 뉴스1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K-뷰티 지수 구성 20개 종목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곳 모두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늘어난 곳은 18곳,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17곳으로 나타났다.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끌어올린 곳도 15곳이었다.
에프앤가이드 K-뷰티 지수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K-뷰티 관련 키워드 유사도가 높은 2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화장품 브랜드부터 ODM, 유통, 용기, 피부미용·필러·보툴리눔 톡신 등까지 뷰티 산업을 폭넓게 담고 있다.
기업들의 고른 실적 성장 배경에는 해외 수요 확대가 꼽힌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화장품 수출액은 13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52.1% 증가했다. 기존 역대 8월 최대였던 지난해 8억 6000만 달러를 크게 웃돌며 기록을 새로 썼다.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도 전년 동기보다 27.3% 증가한 70억 달러로 역대 상반기 최대였다. 상반기 강한 수출 증가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수출 시장의 무게중심도 달라졌다. 상반기 국가별 수출액은 미국이 14억 5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중국 10억 1000만 달러, 일본 5억 8000만 달러가 뒤를 이었다. 과거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수출 구조가 미국을 비롯한 여러 시장으로 분산되고 있다.
해외 판매 접점도 넓어지는 추세다. 과거 아마존이나 틱톡숍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인지도를 키웠던 K-뷰티 브랜드들이 미국의 대형 오프라인 유통망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세포라는 지난달 20일부터 미국 500곳이 넘는 매장과 온라인몰에 올리브영이 선별한 K-뷰티 브랜드 19개를 선보였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타깃도 이달 10일 600곳 이상의 매장과 온라인에 '타깃 뷰티 스튜디오'를 열었다. 90개 브랜드의 1600여개 제품을 선보이는 공간으로 K-뷰티 브랜드들도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인기를 얻은 국내 브랜드가 현지 오프라인까지 판매처를 넓히면 일회성 '바이럴'을 넘어 안정적인 판매 물량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진다. 브랜드 주문 증가가 이를 생산하는 ODM사와 제품을 담는 용기업체 등 후방 산업의 물량 증가로 연결되는 구조다.
브랜드사 실적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두드러졌다. 에이피알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29.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0% 이상 뛰었다. 대표 브랜드 메디큐브를 중심으로 해외 판매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달바글로벌도 상반기 매출이 47.9%, 영업이익이 55.8% 증가했다. 국내 시장을 넘어 미국과 일본 등 해외 판매를 확대하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뤘다.
K-뷰티 성장의 특징은 잘 팔리는 브랜드 몇 곳에서만 실적 개선이 나타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외 진출 브랜드가 늘어날수록 여러 고객사의 제품을 동시에 만드는 ODM사는 주문 증가 효과를 받을 수 있다. 제품 생산량이 커지면 펌프와 튜브, 콤팩트 등 화장품 용기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여기에 필러·보툴리눔 톡신·스킨부스터 등 미용의료 분야에서도 해외 시장 확대가 이어지면서 K뷰티라는 이름 아래 성장하는 산업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 K-뷰티 지수 구성 20개사 가운데 상반기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한 기업은 LG생활건강과 마녀공장 등 2곳에 그쳤다. 화장품 브랜드뿐 아니라 제조·유통·용기·미용의료 등 서로 다른 영역에 있는 기업 대부분에서 외형 성장이 나타났다는 의미다.
다만 K-뷰티 시장 자체는 커졌지만 수익성은 엇갈렸다. 20개 종목 가운데 매출이 증가한 기업은 18곳이었지만 영업이익 증가 기업은 17곳이었다. 일부 기업에서는 외형이 확대됐음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는 현지 마케팅과 물류, 유통망 확보 등에 비용이 투입된다. 어떤 국가와 판매 채널에서 매출을 늘렸는지, 주력 제품의 마진이 어느 정도인지 등에 따라 같은 매출 성장이라도 실제 수익성은 달라질 수 있다.
온라인에서 빠르게 제품을 알릴 수 있게 되면서 브랜드의 해외 진입 장벽은 낮아졌지만 시장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다. 현지 소비자를 반복 구매로 연결하고 오프라인 유통망까지 판매처를 넓히는 능력이 향후 기업별 실적을 가를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K-뷰티 업황은 지표와 현장 체감 모두에서 확실히 좋은 흐름"이라며 "미국과 유럽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과거 중국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수출 시장이 실질적으로 다변화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도 아마존·틱톡숍 등 글로벌 e커머스 채널을 통한 주문이 꾸준히 늘고 해외 바이어 문의나 ODM 발주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수출 호조가 실제 체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 수요 회복이 여전히 더디게 나타나고 미국 관세·규제 이슈 같은 변수도 남아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브랜드별 현지화 전략과 채널 관리 역량이 성과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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