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콜' 계속되는 K-전력기기, 3Q 美 데이터센터 설비만 1.8조 수주
추가 주문에 조 단위 기본계약…변압기·배전설비 묶음 공급 확대
美 공장 증설·차단기 합작법인…현지 생산능력 키워 납기 대응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효성중공업(298040)과 LS일렉트릭(010120), HD현대일렉트릭(267260) 등 국내 전력기기 3사가 올해 3분기 들어 북미 데이터센터용 수주 규모가 최대 약 1조 79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고객의 주문 금액이 두 배 이상 늘고, 변압기와 배전설비를 묶은 조 단위 계약을 체결하면서 거래 규모가 커지고 있다. K-전력기기 3사는 미국 생산 거점 확충과 공급 제품군 확대를 통해 빅테크와의 장기 거래를 늘리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발표된 국내 전력기기 3사의 북미 데이터센터용 주요 전력 설비 공급계약 5건의 합계는 최대 약 1조 7900억 원이다. 효성중공업 계약 2건, LS일렉트릭 계약 2건, HD현대일렉트릭 계약 1건을 합산한 규모다.
효성중공업은 최근 미국 판매법인 하이코아메리카와 총 약 3866억 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 공급계약 2건을 맺었다.
765킬로볼트(㎸)급 변압기·리액터 계약 규모가 2201억 원, 345㎸급 변압기가 1665억 원으로 계약 기간은 각각 2029년 2월과 2028년 8월까지다. 효성중공업에 따르면 해당 설비는 미국 빅테크 2곳이 남·북부 지역에 새로 짓는 AI 데이터센터에 투입될 예정이다.
LS일렉트릭은 기존 고객의 추가 발주로 계약 규모를 키웠다. 지난달 24일 공시한 미국 빅테크 데이터센터용 전력 설비 공급계약은 약 2309억 원으로, 지난 6월 최초 계약 금액인 약 1064억 원의 두 배를 웃돈다. 미국 자회사를 통해 전력기기와 배전시스템을 공급하며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30일까지다.
미국 전력 기업 블룸에너지와는 지난달 약 486억 원 규모의 배전 설루션 후속 공급계약을 맺었다. 와이오밍주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사업에 저압 배전반 등 배전시스템을 공급할 계획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장기 패키지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 발표한 글로벌 빅테크와의 기본계약은 최대 1조 1212억 원 규모로, 북미 데이터센터에 배전기기와 전력기기를 함께 공급하는 내용이다. 건설 일정에 따라 실제 발주가 순차적으로 이뤄지며 제품은 2028년까지 납품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기존 고객과 2029~2030년 추가 공급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빅테크 3곳과 전력·배전기기 패키지 장기 공급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기기 업체들은 빅테크와의 거래 확대에 맞춰 미국 현지 생산 능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장기 공급계약에 따른 납품 물량을 소화하고 후속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생산 능력과 납기 대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앨라배마 제2공장을 2027년 4월 준공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증설이 완료되면 현지 연간 전력변압기 생산능력이 약 50% 늘어나고 최대 765㎸급 변압기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은 멤피스 변압기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차단기 현지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콴타서비스와 설립한 합작법인은 오는 10월 초고압 차단기 생산을 시작한다. 변압기와 차단기의 현지생산 거점을 연계해 패키지 수주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LS일렉트릭은 유타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텍사스 배스트럽 캠퍼스 등 현지 거점을 활용해 영업·설계·생산·서비스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수주 물량 증가에 맞춰 공급능력을 키우고 고객별 설계와 납기 요구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전력 설비 수요를 뒷받침할 AI 투자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용량이 전년보다 31% 증가한 161기가와트(GW)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력망 확충이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2028년부터 수급 격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급 격차는 2030년 170GW를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자체 발전 설비를 제외한 전력망 공급 기준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실제 부족분이 자체 발전 확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의 추가 발주와 장기 공급계약이 늘면서 수주 물량을 제때 납품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미국 생산 거점을 확충하고 제품군을 확대하는 것은 확보한 물량의 납기를 맞추고, 후속 데이터센터 사업까지 거래를 이어가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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