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택배 90만박스 더 쏟아진다…골판지 원지 추석 수요 버틸까
추석 특별관리기간 일 1930만 박스 전망…평시보다 4.9% 증가
올봄 재고 평년 절반까지 추락…"수급 개선됐지만 정상화는 아직"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올해 추석에는 하루 택배 물량만 평소보다 약 90만 박스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농산물과 선물세트 출하까지 집중되면서 택배상자 등의 원료로 쓰이는 골판지원지 수요도 성수기에 접어들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4주간을 '추석 명절 택배 특별관리기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기간 하루 평균 택배 물량은 1930만 박스로 평시인 올해 7월 평균 1840만 박스보다 4.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 기준으로 약 90만 박스의 물량이 추가되는 셈이다. 택배사들은 늘어나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배송기사와 상하차·분류 인력 등 약 5500명을 추가 투입한다.
농산물 출하 확대도 포장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사과와 배, 한우, 계란 등 13대 추석 성수품을 추석 3주 전부터 평시의 1.6배인 16만 3000톤 공급하기로 했다. 농산물 공급량만 놓고 보면 평시의 2.6배까지 늘어난다.
선물세트 공급도 확대된다. 정부는 사과와 배, 샤인머스켓 등으로 구성한 실속 선물세트를 지난해 15만 세트에서 올해 23만 세트로 늘릴 계획이다.
골판지와 골판지상자는 식품과 농수산물, 택배 등 다양한 제품의 외부 포장재로 사용된다. 농수산물과 식음료가 골판지상자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명절과 농산물 수확기에 앞서 골판지원지 수요가 미리 증가하는 계절적 특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골판지상자는 완제품을 미리 대량 생산해 두는 방식보다 수요처가 요구하는 규격과 인쇄 사양에 맞춰 주문 생산하는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골판지원지 공급이 빠듯해지면 포장업체의 원지 확보와 상자 생산 일정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
골판지원지 역시 대규모 설비가 필요한 장치산업이어서 갑작스럽게 수요가 늘더라도 생산량을 곧바로 확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올해 추석 성수기를 앞둔 수급 여건은 예년보다 부담이 큰 상태에서 출발했다.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골판지원지 재고는 지난해 말 16만 2763톤으로 2024년 말 24만 5429톤보다 33.7% 줄었다. 지난해 생산량은 564만 2958톤이었지만 출하량은 572만 1706톤으로 생산량을 웃돌았고, 그 결과 연말 재고가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는 주요 공장의 가동 차질이 겹치면서 재고 부담이 더 커졌다. 1월 골판지원지 재고는 15만 2760톤으로 전년 동월보다 40.9% 줄었고, 3월에는 약 12만 톤까지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평년 재고 약 24만 톤의 절반 수준이다.
당시 한국수출포장공업 오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데 이어 아세아제지 세종공장도 작업중지 명령으로 생산을 멈추면서 공급 우려가 확대됐다.
이후 생산 여건은 개선됐다. 아세아제지 세종공장은 작업중지 해제 승인을 받아 4월 20일부터 생산을 재개했다. 화재가 났던 한국수출포장 오산공장도 다시 가동에 들어가 6월 말 기준 가동률이 97% 수준까지 회복했다.
다만 상반기에 발생한 생산 공백의 영향이 곧바로 해소된 것은 아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한국수출포장공업의 2026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골판지원지 생산량은 2만 7888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79.1% 감소했다.
추석을 앞두고 택배와 농산물 출하가 동시에 늘어나는 만큼 업계에서는 향후 수급 흐름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택배상자 공급에 당장 차질이 생겼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성수기 수요를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지가 정상화 여부를 판단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봄 일부 공장의 가동 차질 이후 골판지원지 수급 상황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다만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관련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보기보다는 향후 수급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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