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1호 투자 프로젝트 '발전'…가스터빈·전력기기·건설 '미소'
韓 기업 수혜 극대화 주목…"기대감 확산, 협의 예의주시"
- 박기호 기자,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양새롬 기자 = 정부의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가 22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관련 업계에선 수혜를 잔뜩 기대하는 눈치다. 특히 원전 8기 건설까지 논의되면서 파급 효과가 더 커질 가능성도 크다.
이에 따라 가스터빈을 비롯해 배열회수보일러 등 기자재부터 전력기기, 건설 업계까지 미국 시장 진출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양국의 협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8일쯤 대미 투자 1호 사업 등이 담긴 한미 투자 합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산업통상부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에 속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의 비공개 당정협의회에서 '발전 사업'을 1호 프로젝트로 추진 중이라고 보고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AI 데이터센터가 급격하게 증가, 전력 수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에너지 인프라 사업'이 대미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또한 정부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로 미국에 대형 원자력발전소 8기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호 프로젝트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자 총 6.3기가와트(GW) 규모의 발전 설비를 구축하는 방안으로 알려졌다. 1단계로 가스터빈 발전 1.4GW를 개발한 뒤 고효율 복합화력 설비 4.9GW를 순차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대미 프로젝트 참가 예상 후보군으로 가스터빈을 생산하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부터 가스터빈 배출가스의 열을 회수해 증기를 만드는 복합화력발전의 핵심 설비인 HRSG(배열회수보일러)를 설계·제작하는 비에이치아이(BHI) 등을 주요 수혜기업으로 꼽고 있다.
380MW급 가스터빈을 생산하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연간 생산 능력은 6~8기인데 오는 2028년까지 12기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시장에 가스터빈 7기 공급 계약을 추가로 체결하는 등 품질을 이미 인정받았다. 이 프로젝트의 1단계 가스터빈 발전기 시장은 약 7000억~8000억 원 정도로 추정되며 전체 가스터빈 시장은 약 2조 4000억~2조 8000억 원 사이로 예상된다.
BHI의 경우 지난 2014년 미국 기업인 캘파인(Calpine)에 HRSG 2대를 공급한 경험도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HRSG는 최대 5000억 원의 수주 규모가 예상된다. 발전소에 HRSG를 공급하는 SNT에너지 역시 수주 가능성이 제기된다. 관련 업계에선 "국내 기업들이 사업에 참여하면 관련 기자재 업체들 역시 기회를 받을 확률이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가스터빈은 공급자 우위 시장이고 우리나라 기업에 기회가 찾아온 것"이라며 "다만 미국 역시 GE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전소 운영부터 설계를 누가 할 것인지, 투자를 할 경우 주기기 제작을 누가 할 것인지 양국 협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추진되면서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과 같은 전력기기 업계도 대미 프로젝트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발전소를 건설하면 전력 송배전망을 구축해야 하고 변압기 수요 역시 급증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플랜트용 기자재를 제작하는 태광, 원전과 플랜트에 사용되는 관이음쇠를 생산하는 성광벤드 등의 업체들 역시 수혜 예상 기업으로 거론된다.
특히 대미 프로젝트에 대한 건설업계의 기대감은 어느 업종보다 큰 상황이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대우건설, DL이앤씨 등이 발전소의 설계·조달·시공(EPC)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건설사의 EPC 능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대미 프로젝트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건설, 빅 사이클의 시작'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수주를 기다리던 시대에서 협력을 통해 발주를 만드는 시대"라며 "과거 미국 인프라 진출이 도급 EPC 수주 중심이었다면 향후에는 정부 간 협력과 한국 정책 자본이 프로젝트 개발 금융 단계부터 들어가 발주 자체를 만들어내는 구조로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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