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 항공·철강·정유 '숨통'…대한항공 10원당 560억 플러스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 등도 환율 하락에 세전순이익 증가 전망
현대제철 환율 10% 하락 시 순이익 676억 증가…3분기 실적 기대
- 신현우 기자,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정윤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두 달여 만에 200원 넘게 떨어지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가장 큰 수혜 업종으로 떠올랐다. 항공유와 리스료를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여서 최근 이어지는 원화 강세가 비용 부담을 직접 덜어주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003490)은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마다 장부상 외화평가손익이 약 560억 원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를 상당 부분 달러로 조달하는 철강·정유업계도 비슷한 기대를 내놓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달러·원 환율 하락 수혜 업종으로 항공운송, 화학, 철강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7월 1일 장중 1559.2원까지 올랐지만 이날 현재 1345원대까지 하락했다.
대한항공의 6월 말 순외화부채는 반기보고서 기준 약 56억 달러로,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마다 장부상 외화평가손익이 약 560억 원 개선된다.
연간 예상 달러 부족액은 약 16억 달러인데, 10원 하락 시 현금 지출도 약 160억 원 줄어드는 구조다. 단순 환산하면 100원 하락은 약 5600억 원의 외화평가이익과 약 1600억 원의 현금 절감 효과가 나타난다.
다른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세전순이익이 5141억 원 증가하고, 에어부산(298690)의 경우 환율 10% 하락 시 세전순이익이 768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공시했다.
항공기를 대부분 달러 리스로 도입하는 업계 특성상 환율 하락은 리스 부채의 원화 환산액을 줄이는 효과로 이어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와 비슷한 환율이 일정 기간 유지될 경우 그동안 이익을 줄였던 외화부채 평가 부담이 상당 부분 개선될 수 있다"며 "유가까지 안정되면 3분기 실적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철강업계도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현대제철(004020)은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달러·원 환율이 10% 하락하면 당기순이익이 약 676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 수입 비용 감소분이 수출 매출 환산액 감소분보다 큰 구조다.
포스코 역시 원재료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커 원화 강세가 손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최근 철강 가격이 원료 가격과 수급 상황에 함께 영향을 받는 만큼 환율 하락이 곧바로 이익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환율 하락이 비용 상승분을 일부 상쇄하는 구조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이든 석탄이든 기본 원자재를 수입해 오는 상황이라 환율 민감도가 크다"며 "계약 조건에 따라 체감 폭은 달라지겠지만 전반적인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정유사들도 비슷한 기대를 보인다. 원유를 달러로 수입해 국내에서 정제하는 구조여서 환율이 내려가면 원유의 원화 환산 매입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여기에 정제마진 강세가 겹치며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제마진 강세에 원유 도입 원가 부담 완화까지 겹치면서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수출 호조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 공급이 지속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1300원대 초반까지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 낮은 환율이 유지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장부상 평가이익을 넘어 실제 원가 절감으로 이어지는 폭도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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