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시장 20% 커졌는데…K-배터리 점유율 '뒷걸음'

LG엔솔 8.3%로 하락·SK온 역성장…삼성SDI 10위권 밖
중국계 7개사 점유율 72.8%…CATL 40% 육박·LFP 비중 확대

SNE리서치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20% 넘게 성장했지만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사용량이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치며 점유율이 하락했고, SK온은 역성장했다. 삼성SDI는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반면 CATL을 비롯한 중국계 업체들은 빠르게 몸집을 키우며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했다.

7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세계 각국에 신규 등록된 순수전기차(B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하이브리드(HEV)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은 725.2GWh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다. 7월 한 달 사용량은 116GWh로 전년 동월보다 22.1% 늘어 누적 성장률을 웃돌았다.

성장은 CATL을 비롯한 중국계 업체들이 주도했다. CATL의 배터리 사용량은 26.6% 증가한 289.6GWh로 1위를 유지했다. 시장 점유율도 38%에서 39.9%로 1.9%포인트(p) 상승해 40%에 육박했다.

2위 BYD는 106.7GWh로 4.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점유율은 16.9%에서 14.7%로 2.2%p 하락했다. CATL과 BYD의 합산 점유율은 54.6%로 전년 동기보다 0.3%p 낮아졌지만 여전히 글로벌 시장의 절반을 넘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60.3GWh로 3위를 유지했다. 테슬라와 현대차그룹, GM, 폭스바겐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OEM)에 대한 공급이 이어지며 사용량이 늘었다. 다만 증가 폭이 시장 평균에 크게 못 미치면서 점유율은 9.6%에서 8.3%로 1.3%p 하락했다.

SK온은 22.3GWh로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해 8위를 기록했다. 점유율도 4.1%에서 3.1%로 1%p 낮아졌다. 북미와 유럽 일부 고객사의 전기차 생산 계획 조정이 이어지면서 사용량 회복이 지연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중견 배터리 업체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CALB는 34.3% 증가한 37.3GWh로 4위, Gotion은 44.2% 늘어난 34GWh로 5위를 기록했다. EVE는 53.1% 증가한 25GWh로 7위, SVOLT는 39.1% 늘어난 18.9GWh로 9위에 올랐다. REPT는 사용량이 118.5% 급증한 16.9GWh를 기록하며 상위 10위에 새로 진입했다.

이들 5개 사에 CATL과 BYD를 더한 중국계 7개 사의 합산 점유율은 72.8%로 전년 동기 대비 3.1%p 상승했다. 중국 내수 물량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해외 OEM과 상용차·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공급처를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배터리 수요는 지역별로 엇갈렸다. 유럽은 29.3%, 중국은 16.6% 늘었고 아시아(중국 제외)와 남미는 각각 77.1%, 192.6% 급증했다. 반면 북미는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와 주요 차종 단종 등의 영향으로 20.2% 감소했다.

제품별로는 LFP 비중이 51.6%에서 56.1%로 높아졌고 대당 배터리 탑재량도 12% 증가했다. 시장의 무게중심이 중국과 LFP로 이동하는 동시에 지역별 수요와 ESS 등 전기차 외 수요처에 따라 업체별 성장세도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