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TCL 전방위 공세…삼성·LG는 '연결·취향'으로 맞섰다
中, TV 넘어 OLED 모니터·가정용 에너지·로봇까지 전시 확대
LG '가전 오케스트라'·삼성 '제미나이 냉장고'…경쟁축, 사양서 연결로
- 황진중 기자
(베를린=뉴스1) 황진중 기자 = 샤오미, TCL, 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들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에서 대형 TV와 생활가전, 스마트폰, 모빌리티, 로봇, 가정용 에너지 설루션까지 전시 영역을 넓히며 공세에 나섰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가전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인공지능(AI)홈과 사용자 취향을 반영한 프리미엄 경험으로 맞섰다.
한중 가전 경쟁의 무게중심이 개별 제품의 성능과 가격에서 집 안팎의 기기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실생활에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샤오미·TCL·하이센스·하이얼 등 중국 기업들은 5일(현지시간) IFA 전시관에서 폭넓은 제품군을 전시했다. 화면 크기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던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AI 기능과 고급 디스플레이, 에너지 관리까지 경쟁 무대로 끌어들였다.
TCL은 OLED 게임용 모니터 제품군을 전면에 배치했다. 여러 제품을 나란히 전시해 선명한 화질과 몰입감을 부각하며 게임용 디스플레이 수요를 겨냥했다. TV 시장에서 쌓은 디스플레이 역량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고급 모니터 시장까지 소비자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가정용 에너지 전시는 중국 기업의 사업 확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장면이었다. TCL은 태양광 패널과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정용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연계한 설루션을 소개했다. 가전이 소비하는 전력을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저장한 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영역까지 제품군을 확대한 것이다.
AI홈에 에너지 관리 기능을 결합하면 냉난방과 생활가전의 작동 시간을 전력 생산·저장량에 맞춰 조절할 수 있다. 소비자가 얻는 가치가 가전 사용의 편리함에서 에너지 비용 절감으로 넓어지는 구조다. 가전 기업의 사업 범위 역시 제품 판매에서 가정 전체의 에너지 운영으로 확장되고 있다.
하이센스는 RGB 미니 LED TV 제품군과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형 화면으로 색 표현력과 명암비를 강조하고 별도 전시 공간에서는 'AI 화질'과 'AI 컴패니언'을 소개했다. 화질 개선 기술과 사용자 상호작용을 한데 묶어 TV를 콘텐츠를 보여주는 화면이자 이용자와 소통하는 기기로 제시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가전·모빌리티·로봇으로 이어지는 제품군을 통해 집 안팎을 연결하는 생태계를 강조했다. '사람·자동차·집'을 하나로 묶는 전략으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생활가전과 이동 수단을 연계해 소비자의 일상 전반으로 접점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기업들은 TV·냉장고의 화질과 성능을 높이는 데 더해 가전과 다른 기기를 연결하는 서비스까지 내세웠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차별화 전략으로 강조해 온 AI홈에서도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LG전자는 'LG AI 가전 오케스트라'를 통해 여러 가전이 하나의 생활 공간에서 조화를 이루는 AI홈의 방향을 제시했다. 홈로봇 'LG 클로이드'가 지휘자처럼 등장하고 냉장고와 세탁가전, 공기청정기, 디스플레이 등이 이에 맞춰 움직이는 방식으로 전시 공간을 꾸몄다.
개별 제품의 AI 기능을 나열하기보다 집 전체가 하나의 시스템처럼 연결되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전달한 구성이다. 로봇과 가전이 함께 등장하는 연출에는 AI가 사용자의 요청과 생활 맥락을 이해한 뒤 실제 동작과 서비스로 연결하는 미래상이 담겼다.
삼성전자는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연동한 냉장고 기능을 선보였다. 사용자가 냉장고 화면에서 필요한 정보와 기능을 이용하는 경험을 제시하며 주방 가전의 역할을 식품 보관에서 일상생활 지원으로 넓혔다.
프리미엄 TV 분야에서는 콘텐츠와 인테리어를 활용한 차별화 경쟁이 나타났다. LG전자는 'LG 갤러리 플러스'를 통해 TV 화면으로 다양한 예술 작품과 이미지를 감상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더 프레임'에 미술 작품을 띄워 TV가 집 안의 액자처럼 공간에 어우러지는 활용법을 소개했다.
화질과 화면 크기뿐 아니라 TV를 시청하지 않는 시간의 쓰임새까지 제품 가치에 포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용자의 취향과 주거 공간에 맞춘 콘텐츠 경험으로 프리미엄 TV의 활용 범위를 넓히려는 전략이다.
TV를 콘텐츠·인테리어 허브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AI홈 전략과 맞닿아 있다. 화면이 가전과 서비스를 연결하고 사용자의 취향을 보여주는 접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 기업 역시 AI 기능과 고급 디스플레이를 빠르게 강화하고 있어 '중국은 가격, 한국은 프리미엄'이라는 기존 구분이 옅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 사양만으로 우위를 가리기 어려워질수록 한중 경쟁은 기기 간 연결의 안정성과 실제 생활에서 체감하는 편의성에서 갈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은 지식재산권(IP)이나 로열티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아 유사 제품을 빠르게 내놓고, 자국 기업 간 합종연횡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기도 한다"며 "매우 빠른 속도로 따라오는 '초고속 추격자'인 만큼 한국 기업들은 기술과 사용자 경험에서 격차를 더 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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