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가전' 시장 열린다…배터리 없이 작업자 돕는 韓 웨어러블

IFA 2026에 외골격 웨어러블 제품 집결…의류 기업 HEAD도 참여
FRT로보틱스, 충전·발열 없앤 '스텝업 네오'…"현장 불편 해결"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에서 FRT로보틱스 관계자가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스텝업 네오’를 착용하고 생수 상자를 들어 올리고 있다. 2026. 9. 4/뉴스1 황진중 기자

(베를린=뉴스1) 황진중 기자 = 올해 IFA 2026에는 몸에 착용해 움직임을 돕는 웨어러블 제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걷기와 등산을 돕는 전동 외골격부터 산업현장 작업자의 허리와 어깨 부담을 줄이는 무동력 웨어러블까지 제품군도 다양해졌다.

국내 FRT로보틱스는 배터리 없이 작동하는 작업 보조 웨어러블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섰다. 글로벌 업체들도 제품 경량화와 착용 편의성을 높이며 의료·산업용에 머물렀던 외골격 웨어러블의 활용 범위를 일상과 레저로 넓히고 있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6'의 혁신 전시관 'IFA 넥스트'에는 몸에 착용하는 형태의 웨어러블 제품이 곳곳에 자리 잡았다.

허리와 허벅지를 감싸 걸음을 밀어주는 제품과 무릎 움직임을 보조하는 장치, 작업 중 앉은 자세를 지탱해 주는 웨어러블 의자 등이 관람객을 맞았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에 헤드 로보틱의 보행·등산용 하체 보조 웨어러블 로봇 ‘휴먼 엑소스켈레톤’이 전시돼 있다. 2026. 9. 4/뉴스1 황진중 기자
걷고 오르고 버틴다…몸에 걸치는 로봇 '웨어러블'

HEAD는 센서를 활용해 이용자의 보행 의도를 파악하는 전동 외골격을 전시했다. 허리 양옆에서 허벅지까지 이어지는 장치가 고관절 움직임을 보조해 걷기와 계단 오르기, 등산 등을 돕는다.

중국 웨어러블 브랜드 VIGX 역시 허리와 허벅지에 착용해 보행과 등산을 지원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외골격을 선보였다. 어센티즈(Ascentiz)는 허리와 무릎 보조 모듈을 조합해 이용 목적에 맞춰 사용할 수 있는 하체 웨어러블을 내놨다.

업계는 웨어러블의 무게를 줄이고 착용 방식을 단순화해 활용처를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존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링이 이용자의 신체 상태를 측정하는 데 집중했다면 외골격 웨어러블은 착용자의 움직임에 직접 힘을 보태거나 신체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에 VIGX의 인공지능(AI) 기반 하체 보조 웨어러블 로봇 ‘π6’가 전시돼 있다. 2026. 9. 4/뉴스1 황진중 기자
배터리 뺐더니 현장에 남았다…FRT로보틱스의 역발상

경북 경산에 본사를 둔 에프알티로보틱스(FRT로보틱스)는 산업현장 작업자를 겨냥한 무동력 웨어러블 '스텝업 네오'(StepUp NEO)를 선보였다.

검은색 프레임을 등과 허벅지에 고정한 시연자가 생수병이 담긴 상자를 들어 올렸지만 모터 구동음은 들리지 않았다. 등에 달린 배터리 팩이나 전선도 없었다.

FRT로보틱스가 처음부터 무동력 방식에 집중한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모터와 배터리를 탑재한 전자식 제품을 개발했다. 근력 보조 효과는 좋았지만 산업현장에 적용하자 무게와 발열, 충전 문제가 발생했다.

작업자가 8시간 근무를 마친 뒤 제품을 충전하지 않고 퇴근하면 다음 작업자는 방전된 웨어러블을 사용할 수 없었다. 배터리가 등에 장착되면서 장시간 착용할 때 느끼는 무게와 열도 부담이었다.

FRT로보틱스 관계자는 "전자식 제품은 효과가 좋았지만 작업자들이 무게와 발열을 불편해했고 퇴근 후 충전하는 것도 번거로워했다"며 "다음 작업자가 입을 때 충전이 안 돼 있으면 결국 현장의 애물단지가 됐다"고 말했다.

FRT로보틱스는 작업자 의견을 반영해 전기와 배터리를 없앤 패시브형 스텝업 네오를 개발했다.

카본 복합재 프레임과 티타늄 부품이 탄성을 제공하고 양쪽에 장착된 가스 스프링이 작업자의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힘을 모았다가 다시 내보내는 구조다.

작업자가 몸을 굽히거나 앉을 때는 장치가 자세를 지탱하고 일어날 때는 몸을 위로 밀어 올린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허리에 집중되는 하중을 대퇴부 쪽으로 분산해 근육 부담을 줄여준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에서 FRT로보틱스 관계자가 배터리 없이 작동하는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스텝업 네오’(StepUp NEO)를 선보이고 있다. 2026. 9. 4/뉴스1 황진중 기자

제품 무게는 3.6㎏이며 가스 스프링 강도에 따라 10·12·14㎏f 등 3단계로 보조력을 조절할 수 있다.

FRT로보틱스가 20㎏ 중량물을 들어 올리는 동작을 근전도로 측정한 결과 허리 근피로도는 평균 43%, 근력 사용량은 약 25% 감소했다.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작업을 돕는 무동력 상체 웨어러블 '에보'(EVO)도 함께 전시했다. 자동차·반도체 생산라인이나 건설현장처럼 팔을 든 자세로 장시간 일하는 작업자의 어깨와 팔 부담을 분산하는 제품이다.

FRT로보틱스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IFA는 가전과 전자기기 중심이라는 인상이 강했지만 외골격 웨어러블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올해 관련 전시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현장 작업자가 실제로 꾸준히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