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물부터 車까지"…현대차그룹, 韓 이어 美서도 수직계열화 시동
현대제철, 美 루이지애나에 연 270만톤 규모 제철소 첫 삽
현대차그룹 美 생산능력 120만 대, 공급 여력 충분
- 양새롬 기자
(루이지애나=뉴스1) 양새롬 기자 = 현대제철(004020)이 미국 루이지애나에 전기로 제철소(HPLS)를 건설에 착수함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한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현대제철은 오는 2029년부터 연 280만 톤의 철강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자동차 강판은 180만 톤으로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생산능력이 120만 대까지 늘어나더라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 전략은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더욱 주목받게 됐다. 현대차·기아의 현지 생산 확대에 맞춰 철강 공급망까지 현지화하는 것은 물론 미국의 철강 시장을 공략할 전진기지까지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 주요 철강 소비 시장이지만 자국 생산만으로 수요를 모두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연간 2000만 톤이 넘는 철강을 수입하고 있으며, 특히 고부가가치 판재류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현대제철이 주력하는 자동차 강판은 고부가가치 판재류에 해당한다. 현대제철은 미국 시장에서 고부가 철강재의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점에 주목하고 현지 생산을 통해 자동차 강판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통상환경 변화도 현지 생산 전환을 재촉하는 요인이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했다. 한국에서 철강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은 관세와 같은 통상 변수에 직접 노출될 수밖에 없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해외 가공센터 등을 통해 자동차 강판 공급을 확대해 왔다. 하지만 미국에서 철강 자체를 생산하는 거점은 없었다. HPLS를 통해 철강 생산 단계까지 현지화하면 미국에서 생산한 자동차에 필요한 강판을 미국에서 직접 공급하는 구조를 갖출 수 있다.
HPLS는 이 같은 전략을 구체화한 프로젝트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슨빌에 58억달러를 투자해 연간 270만 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한다.
이 가운데 자동차용 강판 생산능력은 180만 톤이다. 2029년 양산을 시작해 현대차·기아는 물론 미국 완성차 업체에도 자동차 강판을 공급할 계획이다.
미국 현지에서 원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이어지는 일관 공정으로 구축한다. 철광석과 천연가스로 직접환원철(DRI)을 만든 뒤 철스크랩과 함께 전기로에 넣어 쇳물을 생산하고, 이를 연속주조와 열연·냉연 공정을 거쳐 자동차 강판으로 만든다.
입지 역시 현지 공급망 구축에 맞춰졌다. 미시시피강을 통한 물류와 철도망을 활용할 수 있고 미국 남부 지역의 자동차 생산시설과도 연결하기 유리한 위치라는 판단이다. 미국에서 생산한 철강을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 공급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선택인 셈이다.
결국 HPLS는 단순히 미국 내 철강 생산능력을 늘리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한국에서 철강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에서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공급망을 바꾸는 프로젝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회사가 자동차 강판까지 직접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경우는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며 "인도 타타그룹도 비슷하지만 타타스틸이 자동차업에 진출한 것이어서 결이 다소 다르다"고 설명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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