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 약정 기간 늘리자 폐기 손실 '뚝'…月 요금 낮추고 고객 록인
장기 의무 사용 늘며 해약률 개선…코웨이 폐기 손실 531억→294억 원
렌털업체, 장기 고객 확보 장점…회수 기간 길어 운전 자본은 부담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렌털의 의무 사용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소비자는 계약기간을 늘리는 대신 월 렌털료를 낮출 수 있고, 렌털사는 고객을 오래 확보하면서 중도해지에 따른 손실을 줄일 수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렌털업체들은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에 3년뿐 아니라 5~7년의 의무 사용기간을 적용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같은 제품이라도 약정 기간을 길게 선택하면 월 렌털료가 낮아지는 구조다.
코웨이는 렌털·구독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장기 의무 사용기간을 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환경 가전은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큼 렌털 이용 자체가 보편화됐고, 의무 사용기간을 늘려 매달 내는 비용을 낮추려는 수요도 커졌다는 것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시장 변화와 고객 니즈를 반영해 약정 기간에 따라 월 렌털료를 달리하고, 고객이 약정 기간과 가격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 입장에서도 계약기간이 길어지면 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중도해지가 줄면 고객에게서 회수한 제품을 폐기하면서 발생하는 비용도 낮아진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코웨이에서 5~7년의 의무 사용기간이 적용되는 금융리스 방식의 국내 판매 비중은 2021년 40%에서 지난해 72%, 올해 1분기 79%까지 높아졌다. 한신평은 장기 의무 사용 방식의 판매가 늘면서 해약률이 과거보다 개선됐고 이에 따라 렌털자산 폐기 손실 비율도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코웨이의 렌털자산 폐기 손실은 2022년 531억 원에서 2023년 441억 원, 2024년 340억 원, 지난해 294억 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매출 대비 폐기 손실 비율 역시 같은 기간 1.4%에서 0.6%로 낮아졌으며 올해 1분기에는 0.5%까지 떨어졌다.
다른 렌털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SK인텔릭스의 렌털자산 폐기손실률은 2022년 1.6%에서 지난해 0.5%, 올해 1분기 0.3%로 낮아졌다.
SK인텔릭스 역시 2021년 이후 3년인 운용리스보다 의무 사용기간이 긴 5~6년 방식의 판매 비중이 늘면서 해약률이 꾸준히 개선됐다.
다만 장기약정이 렌털사에 장점만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새 정수기를 설치할 때 회사는 제품과 설치 비용을 먼저 부담하지만 고객이 내는 렌털료는 5~7년에 걸쳐 나눠 들어오기 때문이다.
계약기간이 길어진 상태에서 신규 고객이 빠르게 늘면 회사가 먼저 쓴 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어진다.
한국신용평가는 코웨이에 대해 운용리스보다 계약기간이 긴 판매 비중이 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SK인텔릭스 역시 장기 계약 확대에 따라 렌털채권의 회수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금 부담이 확대됐다고 봤다.
다만 이를 장기 약정 확대만의 문제로 볼 수는 없다. 렌털 고객 증가와 해외사업 확대, 신규 사업 투자 등 다른 자금 수요도 함께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도 두 회사가 현재의 자금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사업 기반과 현금창출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월 렌털료 부담을 낮출 수 있어 소비자들이 보다 긴 의무 사용기간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고객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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