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염 나아지는데 황달은 악화…10살 반려견에게 생긴 '담도폐색'

췌장 부종이 담즙길 압박…간외담도폐색 증례

정상적인 강아지의 잇몸(왼쪽)과 황달이 생긴 강아지의 잇몸(사진 클립아트코리아, 본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췌장염 치료를 받은 뒤에도 황달이 계속 심해진 10살 강아지가 정밀검사와 단계적인 내과 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했다.

28일 경기 수원 24시 본동물의료센터는 최근 췌장염에 이어 '간외담도폐색(Extrahepatic Biliary Obstruction·EHBO)'이 발생한 강아지를 진단하고 치료한 사례를 소개했다.

본동물의료센터에 따르면 10살 믹스견 보니(가명)는 식욕과 기력이 떨어지고 구토 증상을 보여 다른 동물병원에서 췌장염 치료를 받았다. 입원 치료 후 퇴원했지만 소화기 증상이 다시 나타났고 소변 색이 갈색으로 짙어지는 등 황달 증상까지 보여 본동물의료센터에 의뢰됐다.

췌장염 치료했는데 황달은 계속 악화

황달은 혈액 속 빌리루빈이 증가하면서 눈의 흰자나 잇몸, 피부 등이 노랗게 보이는 증상이다. 소변 색이 평소보다 짙어지는 모습으로 먼저 발견되기도 한다.

원인은 크게 적혈구가 과도하게 파괴되는 경우, 간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경우, 담즙이 빠져나가는 길이 막힌 경우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보니는 췌장염 치료 이후에도 황달 관련 수치가 1.9에서 2.5, 3.8, 5.7로 계속 상승했다. 본동물의료센터 내원 당시에는 9.4까지 높아진 상태였다.

검사에서는 적혈구 파괴에 의한 황달을 의심할 만한 뚜렷한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기존 췌장염 병력 등을 고려해 담즙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는 '간후성 황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복부 초음파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췌장과 주변 조직에는 상당한 염증과 부종이 남아 있었다. 담즙이 이동하는 통로인 총담관 일부에서도 확장이 의심됐다.

의료진은 혈액검사와 영상검사, 기존 치료 병력을 종합해 '췌장염에 속발한 간외담도폐색'으로 우선 진단했다.

부은 췌장이 담즙길 압박…황달로 이어져
췌장염 및 담도폐색 강아지의 초음파 검사 결과(본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간외담도폐색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이동하는 통로가 막혀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담관 협착이나 담즙 정체, 종양, 담낭·담관 질환뿐 아니라 주변 장기의 심한 염증과 부종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조윤정 본동물의료센터 과장은 "특히 강아지는 총담관이 췌장과 가까이 위치하기 때문에 췌장염이 심해져 췌장과 주변 조직이 붓게 되면 담즙이 지나가는 길을 압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니 역시 췌장염으로 인한 염증과 부종이 담즙 배출을 방해한 것으로 의료진은 판단했다.

치료는 우선 췌장염과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수액과 대증치료를 시행하고 췌장염 치료에 사용하는 푸자플라딥 나트륨(fuzapladib sodium) 주사를 적용하면서 염증과 황달 수치를 지속해서 확인했다.

치료 후 염증 수치는 뚜렷하게 떨어졌다. 문제는 황달이었다. 췌장염이 호전되는 것과 달리 황달 수치는 일정 기간 계속 상승했다.

의료진은 췌장 자체의 염증은 줄었지만 주변 복막과 지방조직에 남은 부종이 총담관을 계속 압박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치료 전략을 다시 조정했다.

췌장 주변의 염증과 부종을 추가로 줄이기 위해 스테로이드 치료를 적용했다. 이후 황달 수치는 정점을 찍은 뒤 뚜렷하게 감소하기 시작했고 식욕과 활력도 빠르게 회복됐다. 전신 상태가 안정된 보니는 퇴원했다.

"소변 색 짙어지고 눈·잇몸 노래지면 확인해야"

조윤정 과장은 "이번 사례는 췌장염 치료 과정에서 염증 수치가 좋아진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거나 다른 검사 수치가 계속 악화된다면 합병증 여부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췌장염을 앓은 강아지의 눈이나 잇몸이 노랗게 변하고 소변색이 평소보다 짙어지거나 갈색을 띤다면 황달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황달 수치가 계속 상승할 경우 간외담도폐색과 같은 이차적인 문제도 감별할 필요가 있다.

조 과장은 "췌장염에 의한 담도폐색은 원인이 되는 염증과 부종이 가역적이라면 내과적 치료를 통해 담즙의 흐름이 회복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라며 "다만 모든 담도폐색을 내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황달이 계속 악화하거나 구조적인 완전 폐색이 의심된다면 내과적 치료만 지속하기보다 중재적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 가능성까지 신속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니는 췌장염에 대한 치료 반응은 나타났지만 황달 수치가 계속 상승해 치료 방향을 추가로 조정한 사례"라며 "혈액검사와 영상검사 결과, 임상 증상을 지속해서 비교하면서 적절한 시점에 치료 전략을 변경한 것이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해피펫]

조윤정 본동물의료센터 외과 과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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