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기업엔 효과 제한"…국회서 생산세액공제 실효성 도마에
배터리업계 직접환급·세액공제 양도 요구…정부, 형평성 이유로 신중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정부가 미래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생산세액공제를 두고 적자 기업에는 실질적인 지원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배터리 업계는 직접 환급제 등 현금성 지원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세제 구조와 통상 마찰, 산업 간 형평성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26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부처 부별심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장관을 상대로 국내 배터리 산업과 첨단 제조업 지원 방식의 실효성을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2023년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불황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을 때 국회를 포함해 여러 지원 논의를 거쳐 현재의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첨단산업이 일시적 고비에 처했을 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길러내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현재 글로벌 캐즘 여파로 배터리 기업들이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생산량에 따른 세액공제금을 직접 환급하고 있다"며 "반면 낼 세금이 없는 적자 기업은 국내 세제 구조상 생산세액공제나 투자세액공제 혜택을 즉각 체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배터리 업계는 대규모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가 선행되는 산업 특성을 고려해 실질적인 유동성을 지원할 제도가 필요하다고 요구해 왔다. 납부할 법인세가 없어 세액공제를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에 공제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직접 환급제'나 사용하지 못한 세액공제 권리를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세액공제 제3자 양도' 등이 대표적 방안으로 꼽힌다.
이 의원은 "현재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는 생산세액공제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는 방안이 없는 것 아니냐"며 "일시적으로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재경부나 산업부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아는데, 기획예산처와 협의 과정에서 잘 반영되지 않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적자 기업의 공제 활용이 어렵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배터리 업체들이 세액공제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점을 알고 있느냐는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도 "생산 초기 적자 단계에서는 낼 세금이 없어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다만 직접환급제 도입에는 선을 그었다. 구윤철 재경부 장관은 "현재 우리나라 세제 구조는 저소득자나 중소기업 등 다른 부문에서도 직접 환급 제도를 폭넓게 적용하지 않고 있다"며 "직접 환급이 어려운 구조적 제약이 있는 만큼 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줄 다른 우회적·보완적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획예산처 역시 직접적인 보조금 지급은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상 통상 마찰 소지가 있고 특정 산업에만 적용할 경우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적자 단계 기업에 대해서는 기존 환급형 제도나 이월공제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배터리 산업은 물론 태양광 업계도 정부에 많은 호소를 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더 투자할 수 있도록 현금으로 환급해 달라는 것인 만큼 다른 대책이라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찾아 정부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경쟁국은 여러 정책을 통해 기업에 직접 현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대규모 설비투자와 R&D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pkb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