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테라파워, 나트륨 SMR사업 협력…AI DC·글로벌 시장 공략
한국형 'K-나트륨' 사업 모델·국내 공급망 활용 방향 검토
SK이노, 테라파워 SMR 사업 개발·프로젝트 실행 직접 참여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SK이노베이션(096770)이 테라파워의 차세대 비경수형 소형모듈원자로(SMR) 나트륨(Natrium)의 글로벌 사업 확대와 국내 적용 가능성 검토에 협력한다.
SK이노베이션은 14일 서울 모처에서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가 만나 나트륨 SMR 사업 협력과 차세대 SMR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테라파워는 2008년 빌 게이츠가 설립한 회사로 차세대 SMR 분야 선두 기업으로 꼽힌다. 현재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세계 최초 상업용 SMR 플랜트를 미 와이오밍주에 건설하고 있다.
양사는 테라파워가 미국에 건설 중인 SMR 실증로 및 후속 상용 프로젝트의 SK이노베이션 참여 확대, 국내 SMR 공급망 활용 확대 방안, 국내 나트륨 SMR 사업 개발 및 SMR 글로벌 프로젝트 공동 발굴 등 협력 방안을 합의서에 담았다.
양사는 규제·산업·전력계통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나트륨 SMR 사업모델인 'K-나트륨'의 추진 방향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할 계획이다.
나트륨 SMR은 테라파워가 개발한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SMR이다. 원자로와 용융염 기반 열에너지저장시스템(TES)을 결합해 원자로가 생산한 열을 저장했다가 수요가 높은 시점에 활용할 수 있어 안정적인 기저전원과 출력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용융염이란 열에 녹아 액체 상태가 된 소금·화학 염류로 열을 효과적으로 저장·전달하는 물질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산업단지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에 최적의 미래형 에너지 설루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합의서는 테라파워의 나트륨 SMR 기술과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사업개발 및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결합해 정부와 소통·협의하면서 글로벌 산업·전력계통 특성과 규제 환경을 고려한 K-나트륨 사업모델의 추진 방향을 검토하는 데 의미가 있다.
양사는 국내 연구·설계기관과 원전·발전 기자재 기업의 참여를 확대해 나트륨 SMR 핵심 기자재의 국내 공급망 활용과 한국형 설계·사업 수행체계 마련 방향도 모색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추진 중인 나트륨 SMR 프로젝트 케머러(Kemmerer) 1호기와 후속 상용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도 확대할 계획이다.
케머러 1호기 SMR 프로젝트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미국 최초 상업용 첨단원자로 건설 허가를 받았다. 이후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실증사업 참여를 통해 차세대 원전의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확보하고 이를 향후 국내 적용 가능성 검토와 글로벌 프로젝트 개발에 활용할 방침이다.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SMR 프로젝트 개발과 운영사업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양사는 한·미 양국의 정책 및 금융 지원과 연계 가능한 미국 내 SMR 프로젝트 발굴 방안도 공동 검토하기로 했다. 프로젝트별 사업성 검토와 자금조달, 공급망 구성, 건설 및 운영계획 등을 구체화하고 미국 정부 및 관련 기관과의 협력 가능성도 모색한다.
이번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의 전략적 투자자 지위를 넘어 SMR 사업개발과 프로젝트 실행에 직접 참여하는 사업자로 역할을 확대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과 SK는 2022년 테라파워에 총 2억 5000만 달러(당시 약 3000억 원)를 공동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해 온 전기화(Electrification) 전략의 핵심 추진동력도 확보했다.
단기적으로는 LNG 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 및 산업단지의 초기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SMR을 안정적인 무탄소 기저전원으로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AI 풀스택'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최 회장은 AI 시대 필요한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와 전기화 역량을 모두 갖춘 기업은 드물다며 SK그룹이 AI 밸류체인 전반의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SK이노베이션의 LNG·전력·SMR, SK온의 ESS 배터리를 연결할 경우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저장장치 공급망을 그룹 차원에서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협력은 AI 풀스택 구상을 SMR 기반 전력사업으로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는 "테라파워와 긴밀히 소통하며 K-나트륨 사업모델의 추진 방향을 구체화하고 향후 미국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사업개발 및 운영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체결식 이후 이어진 만찬 자리에 최 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이 참석해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대응과 차세대 원전 산업의 발전 방향, 한·미 원자력 협력 가능성 등을 논의한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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