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성과급' 요구 탄력? 역풍?…'삼전닉스' 노조 연대에 쏠리는 시선
근로조건 공조 가능성…전문가 "상당히 이례적"
"외국 기업·투자자 입장선 투자 부담 작용 가능성도"
- 양새롬 기자,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정윤미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노동조합이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공동 대응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산업계 안팎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양측이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 등을 계기로 교섭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반도체 업계를 넘어 다른 산업의 임금·성과급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통합노조 출범을 앞두고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와 SK하이닉스 노조 간 접촉이 이어지면서 양측의 공동 대응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사측과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중인 SK하이닉스 노조를 지원하기 위한 공동 성명 등을 현재 검토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공동 성명을 현재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근로조건과 관련된 부분은 반도체 업계 노조가 같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입장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특구법상 주52시간제 예외와 연구직 등의 초과근로에 대한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 미적용 등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메가 프로젝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면 교섭 대상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 위원장은 "근로조건과 관련된 부분은 반도체 업계 노조가 같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근로조건에는 임금과 성과급, 근로 시간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SK하이닉스가 영업익 10% 성과급 제도를 처음으로 제도화하고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부문에는 비슷한 수준의 보상안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사측을 상대로 영업이익 N% 성과급 제도화를 끌어낸 양사 노조의 공동 대응은 전 산업계로 확산 중인 N% 성과급 논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성과급 협상을 진행 중인 다른 기업 노조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례를 주시하고 있다. 이에 반도체 기업 노조의 공동 대응이 업계 전반의 성과급 요구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특정 두 기업 노조가 공동으로 노조 활동에 나서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산업별 노조가 있고 개별 기업별 노조가 있지만 특정 두 기업이 공동으로 노조 활동을 하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성과급 등 특정 이슈를 놓고 공동행동을 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성과급은 우리 사회적·국가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됐다"며 "두 기업 노조가 연합해 힘의 원리에 의해 밀어붙이는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가 산업 발전이나 우리나라 전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사 노조의 공동 대응이 노조에는 교섭력 확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경영계에는 생산 차질과 대외 신인도 저하 등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노조 입장에서는 공동 연대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겠지만, 경영진 입장에서는 생산 차질이나 향후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입지, 대외적 공신력,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경쟁력 저하 등을 우려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해외 고객사와 투자자들이 양사의 공동 대응을 개별 기업의 노사 문제를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 전반에 미칠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황 교수는 "특정 기업만 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연대했다는 것은 반도체 산업 전체를 놓고 보는 것"이라며 "외국 기업 고객이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생산 차질이나 투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공급처를 바꾸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 노조의 공동행동이 현실화할 경우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미 성과급을 많이 받고 있는데 추가로 요구한다는 식으로 비칠 수 있다"며 "주주환원이나 기업의 투자 여력과 충돌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여론이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노조의 움직임이 실제 공동행동으로 이어질지, 또 그 범위가 성과급을 넘어 근로 시간과 인력 처우 등 산업 공통 현안으로 확대될지 업계는 벌써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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