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그룹, 계열분리 5년 만에 승계 속도…4세 장자 구형모 앞 과제는?

구본준 회장, 지주사 610만주 증여…구형모 사장 최대주주로
신사업 기반 성장동력 확보…수백억대 증여세 재원 마련 과제

LX광화문빌딩 전경.(LX홀딩스 제공)/뉴스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지주사 LX홀딩스(383800) 주식 610만 주를 장남 구형모 LX MDI 사장에게 증여하면서 LX그룹의 승계 구도가 공식화됐다.

구형모 사장은 이번 증여로 LX홀딩스 최대주주에 올라 구본준 회장에서 이어지는 차기 승계의 기반을 마련했다. 경영전략과 신사업 분야에서 쌓은 경험에 기반을 두고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찾는 것과 수백억 원대로 추산되는 증여세 재원 마련 등이 과제로 꼽힌다.

구본준 회장 610만주 증여…장남 구형모 최대주주

11일 업계에 따르면 LX홀딩스는 지난 10일 최대주주가 구본준 회장에서 구형모 사장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구본준 회장은 LX홀딩스 보통주 610만 주를 구형모 사장에게 증여했다. 이에 따라 구본준 회장의 보유 주식은 1541만 1261주에서 944만 1261주로 줄었다. 보통주 기준 지분율은 20.37%에서 12.38%로 낮아졌다.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주식 기준으로 한 지분율은 19.99%에서 12.14%로 감소했다.

구형모 사장의 보유 주식은 926만 9748주에서 1536만 9748주로 610만주 늘었다. 보통주 기준 지분율은 20.15%로 증가했다.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주식 기준으로는 19.77%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번 증여 이후 LX홀딩스의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주식 수는 3342만 7861주에서 3340만 4211주로 2만 3650주 줄었다. 지분율은 43.00%에서 42.97%로 소폭 낮아졌다.

이는 구본영 씨가 보유한 LX홀딩스 주식 2만 3650주가 특별관계 해소'를 이유로 최대주주 등에서 제외된 데 따른 것이다. 증여로 구본준 회장의 지분이 구형모 사장에게 이전됐지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형모 LX MDI 대표이사(사장).(LX홀딩스 제공)/뉴스1
계열분리 5년 만에 4세 승계 공식화

LX그룹은 2021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한 뒤 LX홀딩스를 지주회사로 세우고 독립적인 사업 체계를 구축했다. 주요 계열사로 LX인터내셔널, LX판토스, LX세미콘, LX하우시스, LX MMA 등을 두고 있다.

구형모 사장은 구본준 회장의 장남이다. 업계는 이번 증여로 지주사 최대주주가 구본준 회장에서 구형모 사장으로 바뀌면서 LX그룹의 차기 승계 중심이 장남 위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구본준 회장이 증여 이후에도 LX홀딩스 지분 12.14%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을 즉시 넘긴 것은 아니지만, 지주사 최대주주가 3세에서 4세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형모 사장은 미국 코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2014년 LG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일본법인 신사업 업무 등을 거쳤으며 2021년 LX홀딩스 경영기획담당 상무로 이동했다. 2022년 경영기획부문장 전무와 LX MDI 초대 대표이사 부사장을 지낸 후 2024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LX MDI를 이끌며 그룹의 경영전략과 신사업 관련 업무 등을 맡고 있다.

수백억대 추산 증여세 재원 마련 과제

업계에선 구형모 사장이 부담할 증여세와 재원 마련은 향후 승계 과정에서 주요 과제로 꼽힌다.

상장주식의 증여재산 가액은 증여 당일 주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세법에 따라 증여일 전후 일정 기간의 종가 평균 등을 활용해 평가하기 때문에 실제 과세표준과 세액은 향후 확정된다.

이번에 증여된 610만 주에 LX홀딩스의 지난 10일 종가인 8000원을 단순 적용하면 주식 가치는 약 488억 원이다. 성년 자녀가 부모로부터 증여받을 경우 10년간 5000만 원의 증여재산공제를 활용할 수 있다. 과세표준이 30억 원을 초과하면 최고 50%의 세율이 적용된다.

다만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일반 주식보다 높은 경영권 가치를 반영해 세법상 일정 비율을 할증해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실제 증여재산가액은 단순히 주가에 주식 수를 곱한 금액보다 높아질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구형모 사장에게 부과될 증여세가 200억 원을 넘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구형모 사장이 LX그룹을 승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며 "이번 증여로 지주사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구형모 사장 중심의 승계 구도가 보다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