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전쟁에 무기고 텅 비었다 …'탄약 공장' 증설 K-방산 기회
"정밀타격 전부 사용…방공 미사일 50~80% 소모"
탄약공장 증설 속도…"공급 부족 심화→수출 증가"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이란 전쟁으로 미사일 등 미국의 무기 재고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K-방산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분쟁 격화와 지정학적 불안 확대로 탄약 보유량은 줄어든 반면 비축 수요가 늘면서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국내나 현지에 공장을 증설하며 미사일을 비롯한 탄약 생산 체계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 번 도입으로 끝나는 무기 체계뿐 아니라 지속적인 소모·보충이 필요한 탄약으로까지 시장을 확대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현지에선 이란과의 전쟁이 5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미군의 탄약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4일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미 육군이 지대지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인 육군전술미사일체계(ATACMS·에이태큼스)와 정밀타격미사일(PrSM)을 사실상 전부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ATACMS와 PrSM은 안전한 거리에서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미군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ATACMS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 내 표적을 공격하는 데 활용하기도 했으며, 개당 가격이 100만 달러(약 14억 2000만 원)에 이른다. PrSM은 ATACMS의 개량형 버전으로 이번 미국-이란 전쟁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방공 요격 미사일 재고 역시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CNN은 지난 4일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전쟁 이전 대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는 약 80%, 패트리엇 미사일은 절반가량 소모됐다고 보도했다.
그에 앞서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달 말 미군의 사드 재고를 전쟁 전 452발의 절반 수준으로 추정했는데, 이보다 훨씬 적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포탄 부족이 미국 전쟁 수행 능력까지 제한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만큼 탄약 부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지난 1일 이란 전방위 폭격 계획을 취소한 이유에 미사일 부족 문제가 자리 잡고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탄약 부족'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폭스뉴스에 전달한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훨씬 많은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 필요량보다도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방산업계는 미국의 정확한 재고와는 관계없이 향후 미사일을 비롯한 탄약 수요가 빠르게 높아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글로벌 각지에서의 분쟁 격화로 탄약이 빠르게 소모되는 데다 지정학적 불안 확대로 무기 체계뿐 아니라 탄약 비축 움직임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은 유도무기 및 포탄 수요 급증에 대비해 일찌감치 생산능력(CAPA·캐파)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폴란드 WB그룹과의 합작법인(JV) 미사일 공장을 착공한 상태다. 2029년 완공, 2030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연장로켓 천무의 핵심 무장인 CGR-080 유도미사일을 현지 생산한다는 목표다.
여기에 더해 미국 아칸소주에는 13억 달러(약 1조 8500억 원)를 들여 K9 자주포용 탄약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079550·LIG D&A)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조달한 5000억 원을 유도미사일 생산 공장인 김천 공장 증설에 활용할 예정이다. 유도탄·미사일 체계 점검 및 시험 시설도 신규 구축한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탄약과 방산 등 조달 기본 협정을 맺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도 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에 대해 "탄약과 방산 원자재 사업 참여는 나토 무기 체계 간 상호 운용성을 강화해 우리 기업의 나토 방산 시장 진출 기반을 넓힐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연장 로켓 천무와 천궁-II 등 국산 무기 체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천무는 ATACMS와 PrSM을 발사하는 미국 하이마스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경쟁 관계이며, 천궁-II는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통한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패트리엇이나 사드를 비롯한 유도 미사일 소모 소식이 주로 나오지만, 전쟁이 장기화하고 지정학적 불안이 심화할수록 탄약 전반의 소모 주기가 빨라질 것"이라며 "탄약과 무기 체계에 대한 수요가 확대할 것으로 보고 이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증설에 나서고 있지만 당장 직면한 공급 부족을 일시에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글로벌 미사일 공급 부족 현상 심화로 국내 업체들의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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