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구토·체중 감소…11살 고양이, 알고 보니 횡격막 탈장

안양본동물의료센터 횡격막 탈장 수술 증례

반복되는 구토와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를 보이던 노령 고양이가 검사 결과 위와 장기가 가슴 안으로 넘어가는 '횡격막 탈장'으로 진단돼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은 사연이 공개됐다(클립아트코리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반복되는 구토와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를 보이던 노령 고양이가 검사 결과 위와 장기가 가슴 안으로 넘어가는 '횡격막 탈장'으로 진단돼 수술받고 건강을 되찾은 사연이 공개됐다.

4일 안양본동물의료센터에 따르면 최근 내원한 11살 뱅갈 고양이 '보니(가명)'는 한 달 전부터 밥 먹는 양이 줄고 체중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보호자에 따르면 구토도 일주일에 2~3차례, 심할 때는 하루 한 번씩 반복됐다. 내원 당시 체중은 1년 반 전보다 약 1.5㎏ 줄어든 4.65㎏이었다.

구토·체중 감소의 원인, 알고 보니 장기가 가슴으로

의료진은 단순한 소화기 질환이 아닐 가능성을 의심하고 흉부와 복부를 함께 검사했다. 검사 결과 정상적으로 배 안에 있어야 할 위와 소장 등이 가슴 안으로 올라가 있는 횡격막 탈장이 확인됐다.

고양이 횡격막 탈장 수술 전 방사선(엑스레이) 검사 결과(안양본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강현경 안양본동물의료센터 외과 원장은 "횡격막은 폐와 심장이 있는 가슴과 위·간·장 등이 있는 배를 나누는 얇은 근육막"이라며 "이 부위가 찢어지면 배 속 장기가 가슴 안으로 밀려 올라가 폐를 압박하고 심한 경우 장기로 가는 혈액순환이 막혀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에서는 왼쪽 횡격막이 파열되면서 위와 소장 일부, 췌장, 비장이 흉강으로 이동한 상태가 확인됐다. 장기가 폐를 누르면서 왼쪽 폐 일부가 제대로 펴지지 못한 상태였지만 다행히 장기의 괴사나 장폐색 같은 심각한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고양이 횡막 탈장 진단을 위한 CT 검사 결과(본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의료진은 개복수술을 통해 가슴 안으로 올라간 위와 소장, 비장 등을 원래 위치인 복강으로 되돌렸다.

횡격막이 찢어진 범위가 넓어 단순 봉합만으로는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인공 메시를 덧대어 결손 부위를 보강했다. 수술 후에는 염증 수치와 초음파 검사를 통해 회복 상태를 확인했고, 약 일주일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현재는 재탈장 없이 구토가 사라졌으며 식욕도 점차 회복하고 있다.

추락·교통사고 이후 구토·호흡 이상 땐 즉시 진료
탈장 수술 후 상태가 좋아진 방사선 검사 결과(본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강현경 원장은 "횡격막 탈장은 많은 보호자가 호흡곤란만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구토나 식욕부진, 체중 감소처럼 소화기 질환과 비슷한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원인을 알 수 없는 구토가 계속되거나 체중이 급격히 줄어든다면 흉부까지 함께 확인하는 영상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니는 정확한 손상 시점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선천성보다는 과거 추락이나 교통사고, 강한 충격 등 외상으로 횡격막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의료진은 판단했다.

강 원장은 "방묘창 설치와 현관 이중문은 추락이나 교통사고 등 외상으로 인한 횡격막 손상을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며 "접이식 가구나 세탁기·건조기 등에 몸이 끼이지 않도록 주의하고, 대형견과 함께 생활하는 경우에는 몸싸움으로 복부에 강한 충격을 받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숨을 빠르고 얕게 쉬거나 입을 벌리고 헐떡이는 증상, 잇몸이 창백하거나 푸르스름하게 변하는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추락이나 교통사고를 겪은 뒤 기력이나 식욕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에도 반드시 동물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해피펫]

강현경 안양본동물의료센터 외과 원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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