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10곳 중 8곳 "물류비 급등"…가격 못 올려 수익성 악화
중동 전쟁에 SCFI 2.3배 급등…운임 상승 최대 애로
비용 증가분 20% 미만 반영 78%…32.9% 가격 전가 못해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이 급등했지만 국내 수출기업 상당수는 늘어난 물류비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채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비와 원가 부담이 동시에 커진 데다 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기업들의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KITA)가 26일 발표한 '상반기 유가 변동에 따른 수출 물류 애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수출 제조기업 219개 사 가운데 83.1%(182개 사)가 '운임 상승'을 가장 큰 애로로 꼽았다.
실제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중동 전쟁 이전 대비 2.3배인 3062pt까지 상승해 지난해 최고치(2240pt)보다도 약 1.4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56.6%(124개 사)는 '원자재·부품 조달비용 상승'을 지목해 물류비와 원가 부담이 동시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은 증가한 운임과 원가를 판매 가격에 반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의 78.1%(171개 사)는 비용 증가분을 제품 가격에 20% 미만으로 반영한다고 답했으며, 가격에 전혀 반영하지 못한(전가율 0%) 기업도 32.9%(72개 사)에 달했다. 반면 비용 증가분의 80% 이상을 가격에 반영한다고 답한 기업은 5.5%(12개 사)에 그쳤다.
가격 전가가 제한되며 기업들의 수익성은 악화했다. 응답 기업의 85.9%(188개 사)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고 답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3~5% 포인트(p) 하락했다고 답한 기업은 39.3%(86개 사)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중소 제조기업 평균 영업이익률(4.6%)을 고려하면 현장에서 체감하는 수익성 저하 수준이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역협회는 전쟁 직후 급등했던 유가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가 상승분이 3분기까지 물류비에 반영되고 7월 근해항로 유류할증료(BAF) 및 저유황유할증료(LSS) 인상, 8월 화물자동차 안전운임 고시 부대조항에 따른 국내 컨테이너 내륙 운송비 인상 등이 예정돼 있어 기업들의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글로벌 선복 공급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재완 무역협회 물류서비스실장은 "국제 유가는 전쟁 직후보다 낮아졌지만 누적된 유가 부담과 운임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못해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특히 석유화학, 식품·농수산물 등 물류비 비중이 높은 업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전쟁 재격화 등으로 물류비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계 부처 및 유관기관과 협력해 중소 수출기업의 물류비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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