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재산분할' 오늘 결론…재계 "소모적 논쟁 이제 끝내야"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사안…경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韓 산업계 대표 최태원, 국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조정 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6.15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정윤미 기자

최태원 회장의 재산분할 소송은 기업의 지배구조에 당장 직결되는 사안이다. SK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에 재판이 영향을 줄 수 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기에 신중하게 잘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을 끝으로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전쟁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최 회장이 경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결론이 이날 나올 예정이다. 지난 2017년 7월 최 회장이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한 후 9년 만이다.

다만 이번 선고로 재판 절차가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다. 선고에 양측이 불복하면 대법원에 재상고할 수 있다. 최 회장이 소모적인 논쟁 대신 경영에 집중할 수 있게 재판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세기의 이혼' 파기환송심, 오늘 결론…재계 이목 집중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이날 오후 2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사건의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이혼이 확정된 이후 9개월 만이자 2020년 1월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 제기 6년 반 만이다.

재판부는 지난 1월 첫 변론기일을 열고 조정 절차에 회부했지만 불성립하면서 다시 변론 절차를 거쳐 재판부 판결로 결론이 나게 됐다.

파기환송심에선 SK㈜ 주식이 분할 대상으로 인정되는지 여부와 재산분할 기준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가 핵심이다. 이 판단에 따라 재산분할 액수가 수천억 원 달라질 수 있다.

2022년 12월 이뤄진 1심에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과 665억 원의 재산을 분할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2024년 5월 선고된 2심에선 최 회장이 1조 3808억 원을 노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위자료 액수도 20억 원으로 늘었다. 1심은 SK 주식을 분할 대상에서 제외한 반면 2심에서는 인정하면서 분할 액수가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최 회장의 노 관장에 대한 위자료 20억 원 지급 판단과 이들의 이혼만을 확정했고 재산분할에 대해선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불법 자금이기에 이 돈이 SK에 유입됐다고 해도 재산 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고 봤다. 다만 SK 주식 자체를 반드시 분할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개인 문제 아닌 SK그룹 문제…신중하게 잘 처리될 필요"

경제계에선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소송전이 마무리될 수 있는 판결을 기대하고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의사 결정을 자유롭고 자신감 있게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으면 의사 결정 등 전반적인 경영에서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 사안이 (최 회장과 SK그룹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게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너 관련 리스크는 그룹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며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룹과 관련된 모든 임직원의 문제이기에 신중하게 잘 처리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기업인의 사법 관련 이슈는 기업의 중대한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나 재산 분할의 경우 지배구조와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 기업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오너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 대기업의 관계자는 "SK는 총수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회사"라며 "재판 결과에 따라 SK 경영상에 심대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에 재판부가 잘 판단해서 결론을 내리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 역시 "기업 총수의 법적인 분쟁은 기업 경영에 악영향"이라며 "오랫동안 이어진 사안을 이번에는 마무리하고 최 회장이 소모적인 논쟁 대신 경영에만 집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 AI 시대 글로벌 리더…"국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게"

최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AI 시대의 글로벌 리더로 활약하고 있다. SK그룹은 정부가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3대 메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210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정부의 AI 시대 청사진에 의기투합, 반도체 생산 능력 확장에 1100조 원,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100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미국 순방에도 경제사절단으로 동행, 힘을 보탠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일원이자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다. SK하이닉스는 최 회장이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뚝심으로 과감하게 인수,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오면서 국내 시총 2위 자리까지 올랐다. 최 회장은 또 국내 경제단체의 맏형인 대한상공회의소도 이끄는 등 국내 산업계의 얼굴이기도 하다. 경제계에서 최 회장이 소송이 아닌 경영 활동에 매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한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또 다른 대기업 인사는 "이제는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마침표를 찍고 앞으로 나아갈 때"라며 "반도체, AI 등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최 회장이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