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후폭풍]④李 대통령 아니라 했지만… N% 성과급 노사 '동상이몽'
성과급 '임금·교섭 대상 여부' 모든 쟁점에서 전부 '이견'
논란 '장기화' 불가피…노조 파업 카드로 대응, 피해 눈덩이
- 박기호 기자, 조용훈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조용훈 기자
#1. 지난 7월21일 열린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마이크를 잡았다. 논란이 되고 있는 N% 성과급에 대해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문제가 과연 쟁의 대상이냐. 저 같은 경우는 아닌 쪽이 더 높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단서가 달렸지만 그 울림은 컸다.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생각인 동시에 수많은 노동 사건을 다룬 변호사의 견해인 까닭이다.이 대통령은 삼성전자 노조가 광주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는 것도 협상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것에도 "이런 식으로 하면 끝이 없잖아요. (쟁의 대상이)너무 광범위하게 확장되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2. 공은 고용노동부로 넘어갔다. 영업이익 배분을 비롯한 경영상 판단이 노동쟁의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명확히 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김영훈 장관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노란봉투법이 현장에서 어떻게 안착되고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3. N% 성과급 논란에 주주들도 단체 행동에 나섰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22일 성과급은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을 수사기관에 고발했다.노조의 N% 성과급 요구가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노사 갈등을 넘어 노노 갈등으로 번졌고 주주까지 합세했다. N% 성과급 논란이 무한 증식하면서 결국 대통령까지 나서게 했다.
문제는 N% 성과급을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의 입장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N% 성과급 갈등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특히 이 갈등이 논란 수준을 넘어 실제 경제적인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다.
심지어 노동계에선 "하청업체도 노조를 결성, 개정된 노조법에 따라 (성과급에 대한) 원청 교섭 요구도 고려해 보면 좋겠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영계는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익 또는 순이익을 재원으로 하는 성과급은 근로 제공의 대가가 아니기에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영계는 '경영 성과를 배분하는 성격의 금품에 대한 대법원판결'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2월 12월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가 SK하이닉스의 생산성격려금(PI)의 임금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당시 대법원은 "경영 상황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일정 액수 또는 비율의 경영 성과급을 계속해 지급할 의사가 있었거나 단체협약에 의해 경영 성과급을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SK하이닉스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의 PI, PS, 한국유리의 성과급, 현대해상 화재보험의 경영 성과급, 서울보증보험의 특별성과급, 롯데카드와 한화오션의 경영 성과급에 대해서도 모두 임금성을 부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한다.
물론 삼성전자의 목표인센티브(TAI)의 경우 지급 규모를 사전에 확정하고 근로 제공으로 목표 달성을 관리·통제했다는 이유로 임금성이 인정됐다. 하지만 성과인센티브(OPI)는 임금성이 부정됐다. 성과급이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임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셈이다. 경영계는 "성과급은 근로의 대가가 아닌 경영 성과의 사후적 분배에 더 가까운 금품으로 판단됐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동계는 성과급은 '임금'이라는 입장이다. 인건비의 유연성 확보, 초과근무 수당 및 퇴직금 기준 등 통상임금에 대한 부담으로 노사가 타협해 온 것이 성과급이었기에 임금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사는 전년도 실적, 물가 인상률, 경제 전망 등 여러 상황을 분석, 임금 교섭을 해마다 진행해 왔는데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시도하면 사측은 성과급 분배를 먼저 제시해 왔다"고 지적했다.
류제강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정책2본부장은 "성과급과 이익 배분은 기업의 특성, 노사관계에 따라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된다"며 "지급 기준과 방식은 단체협약이나 노사 합의를 통해 조정돼 왔다"고 설명했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성과급이 노사의 단체교섭 대상인지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경영계는 노동조합법 제2조에 따라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노조법에선 의무적 단체교섭 대상은 임금, 근로시간, 복지, 해고, 근로자의 지위 기타 대우 등이 근로조건에 한정되기에 임금이나 복지 및 기타 대우에 해당하지 않는 성과급은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개정 노조법에 따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이 단체교섭 대상에 포함될 수 있지만 '이는 근로조건의 실질·구체적 변동을 초래하는 정리해고,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등에 관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익 배분은 단체교섭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는 이 대통령의 지적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노동계는 성과급의 지급 기준, 산정 방식, 지급 시기 등은 노동자의 중요한 근로 조건에 해당하기에 단체교섭의 대상이라고 항변한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그동안 계속 협의해 온 것을 갑자기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하면 현장 혼란만 더 초래할 것"이라며 "개별 기업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한 "(성과급을) 몇 %로 할 것인지 혹은 금액으로 할 것인지, 현금 또는 주식 등의 지급 방식 등은 노사가 협의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영계는 영업이익 등을 성과급 지급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 역시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노동계는 영업이익은 기업에서 창출한 성과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영 지표이기에 적절한 기준이라고 반박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에 기반한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고 기아자동차, HD현대중공업, LG유플러스, 카카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역시 영업익을 성과급의 기준으로 요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당기순익의 30%를 요구 중이다.
경영계는 "영업이익 등 기업 이익은 투자 위험을 부담한 주주 배당 몫이며 성과급 재원으로 노사가 합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근로자는 임금 채권 등과 관련해 회사의 총재산에 대한 우선 변제권을 보유하고 있을 뿐 회사의 이익은 주주에게 귀속돼 있다"고 강조한다.
경영계는 영업이익은 투자의 위험을 부담한 주주 배당의 기준이기에 성과급의 재원으로 하는 것은 시장경제의 근간인 위험·보상 원칙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게다가 회계상으로도 기업의 이익은 임금과 성과급 등 근로자에 대한 보상을 비용으로 반영한 이후 산정되기에 영업익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류제강 본부장은 "영업이익은 금융 수익이나 일회성 자산 매각 등 영업외손익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에 노동자의 생산성과 업무 성과가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된다"며 "노동자도 자신의 노력과 기업성과의 연관성을 이해하기 쉽고 성과 배분의 객관성과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급 기준이 투명하고 예측 가능성도 높은 장점이 있다"고도 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도 순이익, 영업이익 등의 성과급 기준 역시 이번에 새로 나온 방안이 아니라 과거부터 있었던 요구라고 강조했다.
N% 성과급의 효과에 대한 인식도 정반대다. 경영계는 예상하지 못한 손실, 대규모 투자 수요 발생 등에 따른 유연한 대응이 어렵게 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반해 노동계는 생산성 향상 등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류 본부장은 "특히 숙련 인력의 이탈을 줄이고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성과가 기업, 주주에게만 집중되면 노동자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노사 간 신뢰가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계는 "노사는 기업 이익의 활용이 기본적으로 경영진의 책임 있는 경영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는 원칙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성과급은 단순한 이익 배분이 아니라 근로자 생산성 향상, 기업 성과 창출을 유인하기 위한 보상 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며 "기업의 장기 경쟁력과 투자 여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계에선 사용자가 교섭 대상에서 성과급을 일방적으로 제외하지 못하게 성실 교섭 의무의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류 본부장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노동자와 성과를 공유할 수 있게 이익공유제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조가 헌법에 보장된 단체 협약을 통해 성과급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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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일부 대기업에서 시작된 N% 성과급에 대한민국이 쪼개지고 있다. 보상 격차를 놓고 내부 분열에 몸살을 앓고 있고 주주들은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됐다며 소송을 예고했다. 성과에 따른 정당한 요구라는 주장과 주주가치 훼손·노동시장 양극화 우려가 맞서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산업계 전반으로 N% 성과급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는 데 있다. 뉴스1은 N% 성과급이 가져온 갈등을 집중 조명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해외 주요 기업들의 사례와 전문가 대담을 통해 해법도 함께 고민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