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재충돌' 복귀 준비하던 주재원 다시 재택…항공·해운 '한숨'
주요기업 "안전 확보된 이후 인력 복귀…상황 예의주시"
유가 상승에 항공업 실적 악화 우려…해운업 중동 노선 재개 지연
- 신현우 기자,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황진중 기자 = 미국·이란의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서 현장 복귀를 준비하던 국내 기업 주재원들이 다시 재택·원격근무로 전환했다.
일부 기업들은 지난달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면서 주재원들의 현장 복귀를 준비했다. 하지만 이번 재충돌로 현장 복귀를 무기한 연기했다. 주요 기업들은 안전이 완전히 확보될 때까지 주재원 복귀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미국과 이란의 재충돌은 항공·해운 업계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항공업계는 국제 유가 하락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실적 반등을 노렸지만 물거품이 됐다. 해운업계 역시 중동 서비스 재개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지난달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전의 대치 국면으로 되돌아가면서 주요 기업은 주재원의 재택·원격근무를 지속하도록 했다.
삼성전자(005930)는 현재 전쟁 당사국에서 인력을 철수한 상태다. 주변국에서도 최소 인력만 근무하거나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현지가 완전하게 안전해져야 인력 복귀가 가능해 당분간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한다는 계획이다.
효성중공업(298040) 관계자는 "현지 상황이 계속 불안정해지고 급변하고 있는데, 직원들 소재한 지역은 크게 영향이 없는 곳들이라 아직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며 "현재 파견 인력이 복귀한 상태는 아닌데,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물론 지정학적 위협을 가중해 직간접적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번 긴장 고조는 곧바로 국제유가에 반영됐다. 20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89.22달러로 6월 1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장 중 한때 90달러를 넘어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면 항공사 원가 부담이 급증한다"며 "고객 수요와 연관된 유류할증료는 후반영 되는 게 있어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대한항공(003490)의 연간 예상 유류 소비량은 3050만 배럴 수준이다.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1달러 변동할 때마다 3050만 달러(약 450억 원)의 손익이 발생할 수 있다.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인 싱가포르 항공유(MOPS) 평균 가격은 지난 5월 정점 이후 안정세를 보이며 8월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14단계로 내려갔다. 그러나 이는 6월 16일~7월 15일 유가가 반영된 수치로, 최근 재충돌 여파는 아직 담기지 않았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해 달러 강세로 이어진다"며 "항공기 리스료, 공항사용료, 감가상각비 등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차손 및 부채 부담이 가중된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달러·원 환율이 10원 오를 때 약 550억 원의 외화평가손실과 160억 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하는 구조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경우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세전순이익이 약 4775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해운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운임은 종전 기대감에 잠시 조정을 받았다가 재확전으로 다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선박 연료비 급증·중동 노선 차질이라는 악재가 공존해서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080.31로 전주보다 104.52포인트(p) 내렸다. SCFI는 앞서 10주 연속 상승한 뒤 2주째 하락했다.
다만 중동발 위험이 홍해로 확산하면 운임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란이 예멘 후티 반군을 활용해 홍해 남단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항을 위협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호르무즈 봉쇄 재개 이후 통항은 다시 얼어붙었다. 해운 데이터업체 케이플러는 호르무즈 통과 선박이 지난 14일 21척에서 15일 13척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란 충돌로 인해 중동 서비스 재개를 못 하고 있다"며 "해운업의 경우 연간 사용하는 기름이 많아 유가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 장기화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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