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왜?…삼성전자 미래 먹거리 '로봇' 점찍은 이유 3가지

DX부문장 직속 RX사업추진실 신설…로봇 역량 결집
범용 로봇 개발해 외부에 판매…원가 절감·수익 다변화

서울시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직원 등이 오가고 있다.2026.7.7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삼성전자가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본격 개발에 나선 것은 이재용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이 회장이 로보틱스 사업을 스마트폰과 반도체를 잇는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이유로 크게 3가지를 꼽는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디바이스 경험(DX) 부문장 직속으로 RX(Robotics eXperience) 사업추진실을 신설하고 로봇 사업 출사표를 던졌다.

우선 생산현장 무인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DX 부문의 주력인 가전과 스마트폰은 품질과 디자인 등에서 중국에 앞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일한 약점인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 중국과의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셈이다.

로봇 사업이 삼성전자의 기존 역량을 활용할 수 있고 세계 최고의 제조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로봇의 핵심 부품인 모터와 배터리, 디스플레이, 센서 등은 삼성전자가 가장 잘하는 분야다. 로봇의 성능에 필요한 제조 데이터 역시 전세계 어느 기업보다 삼성전자가 풍부하다.

앞으로 로봇 시장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한다는 점도 이 회장의 마음을 움직인 요인이다. 삼성전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만든 로봇은 다른 기업들 역시 필요하고 이는 새로운 삼성전자의 대표상품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재용, DX 부문 새 돌파구 '로봇' 낙점

이 회장은 우선 로보틱스가 삼성전자 DX부문이 부활할 수 있는 돌파구로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가전·TV 등 생활 밀착형 기기에 AI를 접목해 온 경험이 있고 다양한 현장에서 쓰일 수 있는 범용 로봇 개발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가전과 로봇 관절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에너지를 실제 움직임으로 바꾸는 장치)는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전기 에너지를 기계적인 운동으로 바꾼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세탁기의 회전, 에어컨과 청소기의 작동 원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RX 조직을 DX부문 내에 설립한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완전히 새로운 사업이 아닌 만큼 기술 개발이나 고도화하는 데에 다른 기업 대비 경쟁력 우위에 있다는 판단이다.

부품과 배터리, AI 반도체, 완제품 제조까지 로봇 밸류체인을 그룹 안에서 폭넓게 아우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원가 절감·수익 창출 '일석이조' 효과

로봇은 기술 경쟁력은 물론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국내외 모든 생산 공장을 '인공지능(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완전 무인화 수준의 자율 제조 설루션으로 원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중국과 정면승부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스마트폰·가전 등 서로 다른 제조 현장을 두루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공정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전 세계에 보유한 생산라인이 테스트베드가 돼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개발하기에도, 개발한 로봇을 적용하기에도 매우 용이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자재 이송, 조립, 설비 제어 등 현장 작업을 수행하며 쌓인 데이터를 학습에 반영해 조작 정밀도와 작업 범용성을 단계적으로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더 나아가 삼성전자는 범용 로봇을 개발해 외부에 판매한다는 전략도 짰다. 로봇 신기술을 제조 과정에 접목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수익창출원으로 활용함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혁신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미래 성장 사업을 적극 발굴해 글로벌 로봇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