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긁던 기니피그, 피부 문제 아니었다…정밀검사가 찾아낸 원인은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 특수동물 진료 사례 공개
최영민 원장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 보면 안 돼"

서울 목동 24시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 최영민 원장은 최근 피부 가려움 증상으로 내원한 기니피그의 진료 사례를 공개했다(병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몸을 계속 긁던 기니피그의 원인은 정말 피부에 있었을까. 최근 특수동물 진료 과정에서 보호자가 가장 먼저 발견한 증상과 실제 질환의 원인이 달랐던 사례가 소개됐다.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은 기니피그는 종 특성을 고려한 정밀검사가 치료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서울 목동 24시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 최영민 원장은 최근 피부 가려움 증상으로 내원한 기니피그의 진료 사례를 공개했다. 최 원장은 "기니피그는 증상 하나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종의 특성을 고려해 몸 전체를 살펴보는 진료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16일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에 따르면 기니피그는 강아지나 고양이와 달리 모든 동물병원에서 진료하는 동물이 아니다. 특수동물 진료 경험과 검사 장비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이 제한적이다.

특히 기니피그는 야생에서 포식자를 피해 살아온 피식 동물이다. 이에 몸이 아프거나 불편해도 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습성이 있다. 보호자가 식사량 감소나 몸을 자주 긁는 행동 등 이상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도 적지 않다.

이번에 내원한 기니피그 '콩이'는 몸을 계속 긁는 증상을 보였다. 보호자는 건초를 바꾸고 사육 환경도 점검했지만 증상이 계속돼 병원을 찾았다.

기니피그 방사선 사진(병원 제공) ⓒ 뉴스1

최 원장은 피부 상태만 확인하지 않고 신체검사와 심장 청진, 안과 검사, 치아 검사, 복부 방사선 검사, 귀 내시경 검사 등을 함께 진행했다. 기니피그는 하나의 증상이 피부뿐 아니라 치아 질환이나 소화기 질환, 귀 질환, 기생충, 영양 상태, 사육 환경 등 다양한 원인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 원인은 피부가 아닌 귀 안쪽에 있었다. 귀 내시경 검사에서 외이염이 확인된 것이다. 보호자가 가장 먼저 알아챈 증상은 몸을 긁는 행동이었지만 실제 질환은 귀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귀 내시경 검사로 확인된 외이염(병원 제공) ⓒ 뉴스1

최 원장은 "만약 피부만 치료했다면 근본 원인은 그대로 남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기니피그는 증상과 실제 원인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아 겉으로 드러난 증상보다 원인을 정확히 찾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료할 때는 증상뿐 아니라 먹는 사료와 건초의 종류, 비타민 C 섭취 여부, 사육 환경까지 함께 확인해 동물에게 맞는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며 "작은 몸집과 종 특성을 이해한 진료 경험이 치료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기니피그를 진료하는 병원을 선택할 때는 특수동물 진료 경험과 함께 귀 내시경, 방사선 검사 등 필요한 검사가 가능한지, 치아·소화기 질환 등 종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보호자가 가장 먼저 발견하는 작은 변화가 가장 중요한 신호가 된다"며 "몸을 자주 긁거나 밥을 덜 먹고 변의 크기가 달라지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이 반복된다면 '조금 더 지켜보자'고 미루기보다 특수동물 진료가 가능한 병원에서 원인을 확인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 [해피펫]

최영민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 원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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