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반도체 호황, 사회 전체 호황 아냐…흉년 대비해야"(종합)
"'호황 계속되는 비즈니스 없다' 역사의 진리"…AI·지방·생태계 '승부처'
"정부 내 다양한 목소리 있을 수밖에…큰 전체적인 물줄기 탈 것 같아"
- 박기호 기자
(제주=뉴스1) 박기호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6일 "반도체 호황이라고 해서 사회 전체가 호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호황이 계속되는 비즈니스는 없다는 것이 역사의 진리"라며 흉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기업의 초과이익을 미래에 대한 투자에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해서 밝힌 것이다.
김 장관은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우리 경제의 3대 승부처'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에 대해 "정부마다 '성장을 하겠다' '잠재력을 올리겠다'고 했는데 속된 말로 꼬라박고 있다"며 "경제성장률 0%가 목전"이라고 했다. 그는 "내부 성장률은 떨어지는데 세계 질서의 판이 흔들리고 있다"며 "정신을 바짝 차리고 대응을 안 하면 잘 나가던 기업, 산업, 나라의 순위가 떨어지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우리 경제가 반전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이라면서 승부처로 인공지능(AI), 지방, 생태계를 꼽았다. 그는 "승부처에서 잘못된 투자나 의사결정을 하면 그 경제, 기업은 망하는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도 성경의 요셉 일화를 인용, 미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김 장관은 "사람 심리가 풍년에 더 쓰고 싶고, 일도 덜 하고 싶은 것"이라며 "과거 7년 풍연 기간, 흉년에 대비했던 요셉의 이집트는 이후 7년의 흉년 기간 다른 나라들이 고개를 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반도체 풍년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다"며 "AI 시대 중요한 핵심 인프라인 반도체지만 미국, 중국에서 큰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우리나라의 반도체 팹 (규모로 보면) 전 세계 D램 시장 지배력도 현재의 60% 이상에서 50% 중후반으로 떨어지게 돼 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또 "반도체 호황이라고 해서 사회 전체가 호황은 아니다"라며 "반도체 업종도 미래 투자에 대해 속도를 내지 않으면 점유율마저 떨어질 수밖에 없기에 (지금 정부와 기업들이) 속도전, 거점전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재명 정부가 3대 메가 프로젝트, '5극 3특' 지역균형발전 전략을 활용하는 데 대해서도 지방에 대한 투자가 승부처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 장관은 "지방 중심 성장은 정치적으로 봤을 때 큰 승부수"라며 "수도권을 놔두고 지방에 투자하겠다고 하면 수도권 표들이 흔들릴 수밖에 없기에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수도권이라는 거목에 투자하면 한계가 있지만 멀리, 길게 보고 가기 위해선 지방에 투자해야 하다"고 했다. 김 장관은 정부 차원에서 지방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규제·환경·노동 규제도 과감하게 풀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생태계에 대한 중요성도 언급했다. 김 장관은 "AI 시대에는 거대한 기술 개발과 투자를 혼자 할 수 없다"며 "생태계를 만들지 못하면 승부는 (패배할 것이라는 사실이) 자명하다"고 진단했다.
김 장관은 3가지 승부처를 통해 진출해야 할 곳이 글로벌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5000만 인구가 갈수록 줄고 있다"며 "전 세계 수출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4% 정도인데 97%는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 내에서 투자, 분배 이야기가 (동시에) 나오기에 엇박자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는 질문에 "큰 이슈다 보니 정부 내에 다양한 목소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 어떤 큰 전체적인 물줄기를 타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대기업의 초과이익 배분 논란과 관련, 김 장관은 '미래 투자'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분배'를 주장하고 있다.
김 장관은 "반도체 산업이 특수한 상황이고 현재 필요한 투자 재원 수요는 수익이 나는 것 이상이 들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라며 "AI 시대에 우리가 인센티브를 가져가기 위해선 투자에 훨씬 더 많이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반도체 수요는 지속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고 3~4년이 지나고 나면 기존에 깔렸던 수요를 대체하는 수요가 계속 있을 수밖에 없다"며 "반도체 인프라는 AI 시대가 계속되는 이상 계속 갈 수밖에 없는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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