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상생금융' 카드에도 렌터카업계, 렌탈 규제완화 찬반 팽팽
캐피탈 업계, 규제 완화 설득 위해 제안…대출 한도↑ 금리↓
양대 렌터카협회 "금융 수혜" vs "성장판 닫는 꼴" 의견 갈려
- 김성식 기자,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한병찬 기자 = 캐피탈 업계가 중소 렌터카 업체들의 대출 한도를 늘리고 금리를 낮추는 '상생 금융 지원' 카드를 제안했다. 렌터카 업체 입장에서는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수익성 또한 높일 수 있다.
대신 캐피탈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 렌털 규제 완화 반대 입장을 철회해 달라는 조건이 붙었다. 현행 규정상 캐피탈사들은 본업인 리스 취급액 이상으로 렌탈 규모를 늘릴 수 없다. 리스 시장이 정체되면서 렌털 사업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생 금융 안에 대해 양대 렌터카 협회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최대 렌터카협회인 전국렌터카연합회는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규제 완화에 찬성하기로 했다. 반면 법정단체인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는 여신업계의 물량 확대는 결국 중소 렌터카사들의 성장판을 닫히게 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캐피탈 업계는 지난 13일 서울 중구 소재 여신금융협회 사무실에서 전국렌터카연합회,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측과 만나 상생 금융 지원을 제안했다.
상생 금융 지원안은 캐피탈사가 중소 렌터카사의 차량 대출 한도를 늘리고 적용 금리는 낮추는 한편 원금 상환은 최초 6개월간 유예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한 캐피탈사들이 운용하는 리스·렌털 차량이 사고가 날 경우 현재 대형 렌터카사로부터 빌리던 사고 대차 차량을 중소 렌터카사로부터 빌리는 방안도 거론됐다.
이러한 상생 금융 지원안은 여신업계가 렌털 취급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렌터카업계를 설득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 감독 규정은 캐피탈사들이 부업을 수행할 경우 본업 규모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른바 '본업 비율 제한' 규제라고 불린다.
본업 비율 제한 탓에 캐피탈사들은 부업인 렌터카 사업을 본업인 자동차 리스 사업 이상으로 키울 수 없었다. 이에 캐피탈 업계는 본업 비율 제한 철폐를 요구해 왔다. 자동차 시장이 리스에서 렌탈 중심으로 전환된 점도 캐피탈사들이 렌털 사업을 확장하려는 배경이다. 리스와 유사한 장기 렌털의 경우 영업용으로 정의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본업 비율 제한은 여신·렌터카업계가 수년간 공방을 벌인 문제였지만, 지난 1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롯데렌탈 매각 불허 결정을 계기로 수면 위로 재부상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롯데렌탈을 SK렌터카를 소유한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니티에 매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정위는 어피니티가 업계 2위인 SK렌터카를 이미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1위 롯데렌탈까지 손에 쥘 경우 렌터카 업체 간 경쟁이 제한된다며 인수를 불허했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합산 시장 점유율이 35%로 과반에 못 미치기 때문에 매각 불허는 예상 밖 결과였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업계 3위부터 포진한 캐피탈사들은 '본업 비율 제한' 규제로 리스 사업을 늘리지 않고선 렌터카 사업을 늘리기 쉽지 않은 구조라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결국 롯데그룹은 지난 5월 어피니티와의 롯데렌탈 매각 협상을 중단했다.
상생 금융 지원안에 대해 전국렌터카연합회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금 사정이 열악한 중소 렌터카사들은 차량 구매 시 조달 비용 부담이 큰데, 캐피탈사들의 도움으로 이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중소 렌터카사들이 차량 구매 시 캐피탈사로부터 연 7%대 대출 금리를 적용받는다.
또한 본업 비율 제한이 풀리더라도 캐피탈사들이 여전히 단기 렌털 시장에는 진출할 수 없어 중소 렌터카사들의 피해가 제한적이라고 봤다. 중소 렌터카사들은 초기 자금 부담과 유지 및 관리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장기 렌털 대신 단기 렌털 시장에서 주로 사업을 영위하는 실정이다.
박성호 전국렌터카연합회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중소 렌터카사들은 주로 단기 렌털 사업을 하고 있고, 장기 렌털 시장에서는 대형 렌터카사와 캐피탈사들의 견적을 따라가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캐피탈사들의 장기 렌털 차량이 다소 늘어나는 데 따른 피해보다 할부 유예와 금리 인하, 여신 한도 확대 등을 통해 중소 렌터카사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는 회동 이튿날인 지난 14일 여신업계의 본업 비율 제한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캐피탈사들이 본업인 리스 대신 부업인 렌터카 사업에 열을 올리는 건 본말전도라는 이유에서다.
규제 완화에도 캐피탈사들의 단기 렌털 시장 진출은 불가하기에 중소 렌터카사들의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장기 렌털 시장이 유망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최윤철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중소 렌터카사들이 단기 렌털 사업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 렌털의 경우 쏘카 등 카쉐어링 기업들과 경쟁으로 중소 렌터카사들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장기 렌털이 앞으로 중소 렌터카사들도 사업을 확대해야 할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부 금융 지원과 맞바꾸기엔 향후 중소 렌터카사들이 잃는 잠재 시장과 성장 기회가 더 크다"고 역설했다.
양대 렌터카 협회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어느 협회가 전체 렌터카 업계를 대변하는지도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는 1984년 설립돼 2002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의거, 국토교통부의 인가를 받은 법정단체다. 현재 16개 시·도 조합 중 9개를 조합으로 두고 있다.
전국렌터카연합회는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서 탈퇴한 서울자동차대여사업조합을 중심으로 지난해 5월 설립됐다. 7개 시·도 조합이 가입했으며, 국내 전체 렌터카 차량 132만 대 중 89%인 118만 대를 조합 회원사가 운용하고 있다.
이처럼 렌터카 업계의 의견이 갈리면서 캐피탈사의 본업 비율 규제 완화 역시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전망이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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