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엔진 국산화 산실' 한화에어로 창원공장, 자동화로 24시간 가동
[르포]엔진부품·조립공장, 스마트 품질관리·물류 체계 구축
시운전까지 거쳐 장수명 엔진 국산화…"항공강국 도약"
- 박종홍 기자
(창원=뉴스1) 박종홍 기자
"무인운반로봇(AGV)을 통해 공구 이동을 자동화했죠. 작업자가 나르는 행위는 없습니다"
지난 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창원1사업장 스마트엔진부품공장. 박민우 엔진생산팀 차장은 공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실제로 공장 안에는 주황색 AGV가 오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공장 바닥 밑으로는 컨베이어 벨트가 작동하고 있다. 바닥이 투명한 부분에서만 육안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창고에 적재된 부품이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자동으로 작업할 기계 안으로 투입되는 형태다.
박 차장은 "작업 이후에 발생하는 찌꺼기(칩)까지도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자동 배출된다"며 "이 때문에 공장이 깔끔하게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는 지난해 4월 400억 원을 투입해 IT 기반 품질 관리·물류 시스템을 도입하며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했다. 다품종 소량 생산, 마이크로미터 단위 정밀 조립, 비정형 작업 등으로 제조업 중 자동화가 가장 까다롭기로 소문난 항공·방산 분야 자동화를 실현한 것이다.
엔진부품공장은 립 케이스·디스크, 일체형 블레이드 로터(IBR) 등 고강도·초내열 합금 제품을 가공하는 곳이다. 한화에어로는 이를 3대 엔진 제조사인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이나 프랫앤휘트니(P&W) 등에도 납품하고 있다.
원재료를 고속으로 회전시키며 깎아내는 선반 머신, 재료는 고정한 채 공구를 고속으로 회전시키며 재료를 다듬는 밀링 머신 등을 통해 엔진 부품을 생산해 낸다. 공장 내 모니터를 통해선 해당 머신들의 가동 여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박 차장은 "각 머신에 표시된 불이 초록색이면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고, 빨간색이면 제품이 투입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며 "생산 중인 부품들 각각에도 스마트 태그와 비슷한 피콘을 부착해 둬 작업자가 실시간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공장은 작업자 1명이 밀링 머신 두 대를 관리한다면, 이 공장에선 1명이 다섯 대의 머신까지 관리가 가능하다"며 "작업자가 퇴근한 이후에도 공장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각종 부품을 가져와 최종 엔진을 생산해 내는 스마트엔진조립공장에서도 자동화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볼트·너트 체결 시 정확한 토크값으로 조여주는 디지털 토크 렌치가 그것이다.
항공엔진 조립 시 볼트·너트가 덜 조여지면(토크값이 낮으면) 비행 중에 발생하는 엄청난 진동 때문에 볼트가 풀리면서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너무 세게 조이면 엔진이 파손될 수 있다.
조립공장의 김승수 생산기술팀장은 "수작업으로 하다 보면 토크값이 정확히 전달됐는지, 추후 문제가 생겼을 때 확인할 방법이 없었는데 지금은 토크값이 자동으로 세팅돼 정확한 작업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조립이 완료된 엔진은 시운전실로 옮겨진다. 창원1사업장에는 실내 7개 셀, 야외 2개 셀 등 총 9개 셀의 시운전실이 있다. 이날 방문한 제트엔진용 2셀에는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에 장착되는 GE의 F404 엔진이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천장에 장착된 스러스트 스탠드와 테스트 어댑터가 엔진을 단단히 고정하고 있다. 김 팀장은 "스탠드는 작동하고 있는 엔진이 전방으로 나가려는 힘을 받아내 추력을 측정하는 장치, 어댑터는 엔진에서 나오는 모든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전환해 제어실로 보내주는 장치"라고 각각 설명했다.
이번에 선보인 첫 국산 장수명 항공엔진 저피탐 무인편대기용 5500파운드 터보팬 엔진, 중고도 무인기용 1400마력 터보프롭 엔진 역시 이곳 시운전실에서 10일가량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간 국내에선 미사일에 탑재하는 단수명 엔진은 개발, 생산해 왔지만 수천 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장수명 엔진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에어로는 스텔스 무인기용 1만 파운드 터보팬, KF-21용 첨단항공엔진 등으로 국산 엔진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 부사장은 "더 높은 성능이란 목표를 향해 전진할 것"이라며 "최고 수준의 첨단 엔진을 우리 힘으로 완성하는 것이 항공 강국 도약의 최종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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