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심장'까지 국산화"…한화에어로, 장수명 항공엔진 첫선
터보팬·터보프롭 엔진…"자립화 시동, 수출 시장 확대"
"고고도·장기체공 가능 스텔스기·KF-21용 엔진 개발"
- 박종홍 기자
(창원=뉴스1) 박종홍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개발한 무인기용 장수명 항공엔진을 국내 처음으로 선보였다. 미사일에 탑재하는 단수명 엔진은 국내 기술로 개발, 생산해 왔지만 수천 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장수명 엔진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통해 미래 전장 핵심 전력인 무인기 기술 자립과 수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국형 전투기 KF-21 등에 탑재할 수 있는 고(高)추력 엔진 기술 확보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화에어로는 7일 경남 창원1사업장에서 '국산 장수명 항공엔진 초도시제 지상시험 착수식'을 개최하고 장수명 항공엔진 2종을 공개했다. 공개 엔진은 저피탐 무인편대기용 5500파운드 터보팬 엔진과 중고도 무인기(MUAV)용 1400마력 터보프롭 엔진이다.
저피탐 무인편대기는 한국형 전투기 KF-21과 연계해 정찰·전자전·호위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차세대 무인항공체계다. 중고도 무인기는 보다 후방에서 장시간 비행하며 광범위한 지역을 감시·정찰하는 항공체계로, 군의 정보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줄 수 있다.
전날(6일) 사전 미디어 행사에서 김종호 한화에어로 첨단엔진사업팀장 상무는 "중고도 무인기의 경우 현재 프랫앤휘트니(P&W)의 베스트셀러 PT6 엔진을 탑재하고 있는데 출력이 미달하는 부분이 있다"며 "수출 제약도 예상돼 2021년부터 터보프롭 엔진 개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터보프롭 엔진은 가스터빈을 동력으로 엔진 외부의 프로펠러를 돌리는 엔진이다. 터보팬은 엔진 내부의 거대한 팬을 돌려 제트 기류를 뿜는 엔진으로, 일반적인 여객기에 탑재된 엔진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김종호 팀장은 터보팬 엔진에 대해선 "2010년대 후반부터 개발을 시작했고, 2030년대 초반에 비행체에 직접 장착해 비행하는 시험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 엔진 개발에 성공하지 못하면 사실상 무인기 개발도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한 무인기 엔진들은 조립 완료 후 시운전실에서의 시운전까지 마친 상황이다. 이날 행사 이후에는 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엔진이 정상 작동하는지 지상 시험을 진행한 뒤 향후 비행 시험까지 진행된다.
개발이 모두 완료되면 국산화에 성공한 기체, 비행제어, 임무장비뿐 아니라 항공기의 심장에 해당하는 엔진까지 국내 독자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진정한 의미의 무인기 국산화를 달성하는 셈이다.
업계는 이번 장수명 엔진 개발을 두고 국내 항공 및 방위산업 전반의 자립성과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엔진은 항공기의 성능과 작전 범위를 결정하는 핵심 구성품이라 기술을 보유한 국가들은 기술 이전과 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현재 독자적인 항공엔진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 5개국뿐이다.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 및 P&W, 영국 롤스로이스 등 3대 제조사들이 글로벌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및 수출관리규정(EAR) 등을 통해 항공 엔진 기술 유출을 통제하고 있다. 무인기나 미사일에 적용 가능한 항공엔진이나 추진기술 확대를 막는 국제 협약인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역시 기술 확보를 가로막는 요소다.
이는 안보 자립의 잠재적 제한 요인일 뿐 아니라 방산 수출 시장을 확대하는 데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예컨대 KF-21의 경우 GE의 F414 엔진을 탑재하고 있어 미국의 동의 없이 수출할 수 없다.
반면 국산 엔진을 탑재하면 타국의 제재나 허가 없이 수출 시장을 확장할 수 있다. 기체-엔진-항전장비-무장 등으로 항공기 생산을 국내 기술로 수직 계열화하면, 가격·성능·정비 조건을 유연하게 조정해 협상력도 높일 수 있다. 향후 유지·보수·정비(MRO) 사업도 확대 가능하다.
한화에어로는 이번 무인기용 장수명 항공엔진 개발을 토대로 KF-21용 첨단항공엔진, 스텔스 무인기용 1만 파운드 터보팬 엔진 등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김 팀장은 "1만 파운드 엔진의 경우 이번에 시제로 선보인 5500파운드 엔진을 스케일 업(확대)해 고고도에서 장기 체공이 가능한 엔진으로 개발할 것"이라며 "이후에는 2만 4000파운드급 첨단항공엔진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엔진이 얼마나 높은 터빈입구온도(TIT)를 견디는지가 엔진 성능과 직결되는데, 5500파운드급이 1600K(켈빈·섭씨 약 1327도)을 견뎌야 하면 1만 파운드급은 1700K, 2만 4000파운드급은 1900K(섭씨 약 1627도)의 온도를 견뎌야 한다"며 "점진적으로 해당 기술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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