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Q 영업익 사실상 100조 돌파…엔비디아·애플 제치고 '왕좌'
영업이익률 52.3%…AI 메모리 슈퍼사이클 본격화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삼성전자(005930)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사실상 100조 원을 돌파하며 세계 1위 자리에 등극했다. 엔비디아와 애플의 종전 기록을 뛰어넘으며 세계 기업사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익성이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는 물론 범용 D램과 낸드 가격까지 치솟은 덕분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이어지고 있어 삼성전자의 실적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은 매출 171조 원, 영업이익 89조4000억 원이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7.74%, 영업이익은 56.21%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129.31%, 1810.26% 늘었다.
삼성전자는 2분기(91일)에 하루에만 1조8790억 원의 매출을 올려 982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셈이다. 시간당 약 783억 원을 팔아 409억 원을 남긴 것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성적표는 세계 기업사에서도 사실상 1위 기록이다. 이전 최대 분기 영업익은 미국의 엔비디아가 2027회계연도 1분기(2026년 2~4월)에 기록한 535억 달러(약 81조 9000억 원)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엔비디아 실적보다 7조5000억 원이나 많다.
엔비디아 전 세계 최고 실적이었던 애플의 2026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10~12월) 영업이익인 508억5000만 달러(약 77조 8000억 원)도 제쳤다. 알파벳(약 60조 7000억 원), 마이크로소프트(약 58조 7000억 원), 아마존(약 36조 6000억 원), 메타(약 35조 원), TSMC(약 30조 원)의 역대 최고 분기 영업익보다도 앞선다.
특히 이번 실적은 매출보다 수익성이 더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시장에서는 2분기 매출이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다소 밑돌았지만, 영업이익은 이를 웃돈 것으로 보고 있다. 제품 판매량 확대보다 고부가 제품 비중 증가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마진이 예상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52.3%로, 매출의 절반 이상을 영업이익으로 남겼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약 37조1000억 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2조2000억 원 증가했다. 증가한 매출의 약 86.8%가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진 셈이다.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따라 고정비 부담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고부가 제품 판매가 급증하면서 나타난 전형적인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모습이라는 평가다.
이는 최근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미국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과도 비슷한 흐름이다. 마이크론 역시 AI용 메모리 판매 확대에 힘입어 8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AI 메모리 시장의 높은 수익성을 입증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가 주도했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업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범용 D램(DDR4 8Gb) 고정거래 가격은 올해 4월 평균 16달러에서 6월 21달러로 약 31% 상승했다. 최고가는 28.5달러로 평균가와 최고가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고정거래 가격은 반도체 제조사와 대형 고객사가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을 때 적용하는 가격으로, 중장기 수급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글로벌 빅테크들이 서버 증설에 나서면서 서버용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해 데이터 처리 속도와 대역폭을 크게 높인 AI 서버용 핵심 메모리다. AI 가속기에는 사실상 필수 부품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은 생산능력을 서버용 D램과 HBM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D램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범용 D램 가격 상승과 서버용 D램, HBM 판매 확대 효과를 동시에 누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AI 메모리 시장이 확대될수록 규모의 경제와 기술 경쟁력을 갖춘 선두 업체에 수익이 집중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하반기에도 실적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와 각국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지속되며 서버용 D램과 HBM의 공급 부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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