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상저하고' 시동…4대 중 1대 '전기차', ESS 수요 본격화
전기차 침투율↑·주요 15개국 중 12개국 판매↑…캐즘 끝 '신호'
AI 데이터센터 ESS 급증, 북미 중심 공급망 재편…실적 개선 기대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SK온)의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EV) 시장이 회복 흐름을 보이며 침투율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상반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재고 조정 영향으로 부진했던 흐름이 하반기 반등으로 이어지며 '상저하고' 구도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7일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 승용차 판매 침투율은 올해 2월 이후 3.4%포인트(p) 상승해 지난달 26.1%를 기록했다.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판매가 급증했던 지난해 9월을 제외하면 최고 수준으로, 전방 수요 회복 신호로 평가된다. 올해 2~5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상위 15개국 가운데 12개국에서 판매가 증가했다.
전기차 확산은 에너지 소비 구조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7년 말 글로벌 석유 수요가 하루 32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추가적인 정책 지원이 없더라도 2035년 전 세계 신규 자동차 판매의 절반이 전기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회복과 함께 ESS 시장 확대도 속도를 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력망 안정화와 백업 전원, 피크 전력 대응을 위한 ESS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GGII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용 ESS 배터리 출하량이 올해 약 12GWh에서 2030년 272GWh로 증가하며 연평균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전력 인프라 확충이 맞물리며 ESS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의 공급망 정책 변화도 국내 업체에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우려기업(FEOC) 규정 강화로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북미 생산 기반을 갖춘 한국 업체들이 대체 공급처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ESS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혼다 합작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전기차뿐 아니라 ESS용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일부 생산라인도 ESS 중심으로 전환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BESS 생산능력이 2027년 74GWh까지 확대되고, ESS가 같은 해 전체 영업이익의 약 6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미국 생산능력을 2027년 22GWh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3분기부터 22GWh 규모의 미국 조지아 공장 일부를 ESS라인으로 전화해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근 SK그룹과 삼성그룹이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산업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ESS 수요 확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8월 3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추진하는 점도 시장 확장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SDI는 울산에 16조 원을 투자해 차세대 전고체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리튬·인산·철), 나트륨 배터리 양산 거점으로 육성한다. SK온은 서산공장 생산능력의 절반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이를 거점으로 전남 지역 사업장에 ESS용 LFP 파우치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배터리 업체들의 가동률 회복과 업황 개선이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회복세와 ESS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K-배터리의 상저하고 흐름이 본격화될 것이란 평가다.
다만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 시점은 내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신규 라인 안정화 비용과 판가 반영 시차, 감가상각 부담 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는 회복 전환점이고, 내년에는 수익성 개선 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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